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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公約)? 공약(空約)?…또 등장한 프로축구단 창단

등록 2018-04-04 15:42수정 2018-04-04 21:34

오제세 민주 충북지사 예비후보 프로축구단 창단 공약
이시종 충북지사, 이승훈 전 청주시장 등도 공약했다가 무산
청주시티에프시(푸른색)와 이천시민구단(흰색)이 지난달 24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케이3리그 경기를 벌이고 있다. 청주시티에프시 등은 지난해 청주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청주시티에프시 누리집 내려받음
청주시티에프시(푸른색)와 이천시민구단(흰색)이 지난달 24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케이3리그 경기를 벌이고 있다. 청주시티에프시 등은 지난해 청주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청주시티에프시 누리집 내려받음
충북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 공약이 또 등장했다. 여야를 넘나든 이 공약은 지방선거 때만 되면 나왔다가 선거 뒤 슬그머니 사라지는 충북의 대표적 헛공약이다.

오제세(69·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선거 예비후보는 4일 충북도청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충북연고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약했다. 오 후보는 “충북은 유일하게 지역 연고 프로축구팀이 없는 광역자치단체다. 당선되면 프로축구단 창단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시종(71) 지사도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약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1회 때 81억원에 이어 2회 대회에 150억원을 투입하려하는 세계무예마스터십보다 훨씬 낫다. 프로축구단은 연간 30억~50억원 정도면 된다”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오 후보와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 경선을 벌이는 이 지사는 2010년 민선 5기 충북지사 선거 때 프로축구단 창단을 공약했다. 이 지사는 당선 뒤 상무 축구단 연고지를 충북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다 반대 여론이 높자 도민주 공모 형태의 축구단 창단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도민주·후원금 등으로 150억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한 뒤 2012년 말께 축구단을 창단하고, 2013년부터 케이리그(K리그) 참가하는 로드맵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취임 8개월여만인 2011년 3월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재정·시설 여건이 어렵고,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대다수다.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발을 뺐다.

잠잠하던 프로축구단 창단 공약은 지난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 때 이승훈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가 받았다. 이 후보는 5대 핵심 공약의 ‘역동적 청주’ 부문에 ‘도민 프로축구팀 추진’을 넣었다. 하지만 그는 당선 뒤 취임도 하기 전인 그해 6월26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프로축구팀 추진은 예산 등을 고려해 실업축구팀 창단으로 방향을 틀 생각”이라며 말을 바꿨다.

이 전 시장 재임 때인 지난해 케이3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청주시티에프시 등을 중심으로 청주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이 추진됐지만, 청주시의회에서 재정지원 근거를 담은 조례가 막혀 끝내 무산됐다.

김동수 충북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지역 연고 프로팀 창단은 충북의 염원이다.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등장하지만 번번이 무산돼 안타깝다. 이번엔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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