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7일 청주시장에서 건강도시 부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이광희 후보 제공
충북 청주시장 정책 선거전이 선거 초반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출마 선언 때부터 정책을 경쟁하듯 발표하고 있다. 여느 단체장 선거가 예비 후보 등록조차 머뭇거리고 있지만 청주시장 선거엔 1~2명 정도만 빼면 ‘나올 만한 사람’ 8명이 일찌감치 등록했으며, 대부분 대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책 선거의 판은 이광희(55·전 충북도의원)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깔았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21일 출마 선언 뒤 수요일마다 분야별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 후보는 14일 오전 청주시청에서 ‘약속 11, 위드 유 청주’를 내놨다. 미투 운동 지지와 함께 여성 부문 정책이다. 그는 지금까지 복지, 반려동물, 미세먼지, 교육, 대중교통 등 11가지 정책을 내놨고, 시민 추천 공약까지 더해 15가지 정책을 낼 참이다. 이 후보는 “상호비방, 학연·지연·혈연 등이 난무한 선거판을 바꾸고, 정책으로 대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헌경(52) 바른미래당 후보도 정책 선거 대열에 합류했다. 임 후보는 14일 청주 물류산업 단지 조성, 오송역세권 개발,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봉사 연동 납부제 시행 등 ‘역동 가치 정책’을 내놨다. 그는 지난달 22일 100만평 규모 시민공원 조성 등 청정 가치 정책도 내놨다.
천혜숙(63) 자유한국당 후보도 ‘천혜숙의 약속’이란 이름으로 꾸준히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는 교육도시 청주 계승·발전, 10조원 투자 유치, 농업 발전 정책을 내놨다. 천 후보는 출마가 예상되는 같은 당 김양희(63) 충북도의회 의장과 함께 ‘유이한’ 여성 후보로, 여성·보육 등 섬세한 정책이 눈길을 끈다.
‘이광희 효과’는 출마 선언 풍경도 바꿨다. 정세영(54) 정의당 후보는 지난 5일 출마 자리에서 ‘맘껏 숨 쉬는’, ‘노동자가 행복한’ 청주 등을 공약했고, 정정순(60) 민주당 후보는 출마 선언 때 30조원 투자 유치, 100만명 중부권 핵심 경제도시 등 수치까지 들며 정책을 구체화했다. 정 후보는 한국당 천 후보의 10조원 유치 공약을 30조 유치 공약으로 한발 더 나갔다. 황영호(58) 한국당 후보는 청주 새청사 건립 재검토 정책을 내놔 같은 당 천 후보는 물론 천 후보의 남편인 이승훈 전 청주시장과 궤를 달리했다. 이 전 시장은 새청사 건립을 추진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1월 시장직을 잃었다. 한범덕(66) 민주당 후보도 지난 13일 안전·행복·미래를 열쇳말로 정책 발표회같은 출마 선언을 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14일 발표한 회원 설문 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의 정책 선거 기대치가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단체장 선택 요건 1순위로 정책(41%), 2순위로 인물(39%)이 꼽혔다. 오창근 충북참여자시민연대 사회문화국장은 “이광희 후보가 촉발한 정책 선거가 뿌리 내리고 있어 고무적이다. 다만 검증 없는 정책들이 나열되는 듯한 인상도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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