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건도 더불어민주당 충주시장 예비후보가 14일 충북도청 기자회견장에서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성추행을 한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우건도(69) 더불어민주당 충주시장 예비 후보가 충북도청 한 여성 직원의 폭로가 조작된 것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우 후보는 1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이 여성의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우 후보는 이날 오후 충북도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의혹 폭로는) 미투를 가장한 글이 허술하게 조작됐다. 시장 선거 출마를 막으려는 세력에 의한 모종의 음모이며, 악의적 행위”라고 밝혔다.
우 후보는 민주당 중앙당과 충북도당에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7일 열린 후보자 검증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적격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최백규 민주당 충북도당 공보국장은 “우 후보가 요구한 진상 조사위 구성을 검토해 보겠다. 성추행 논란 부분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 후보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충북도청 직원 김아무개씨의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1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 우 후보는 진정서에서 “피진정인 김씨는 저를 총무과장으로 지칭했지만 당시 자치행정과장이었고, 같은 부서에서 한 번도 근무한 적 없는 등 사실관계 조차 다르다. 폭로는 ‘미투’를 흉내 내긴 했지만 본질은 저를 후보에서 끌어내리려는 사람한테 교사·사주받은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우 후보는 “피진정인과 대질, 피진정인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제보자는 ‘김시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23일 민주당 충북도당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정치권이 불어닥칠 미투 조심하세요’란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도내 차기 지방선거 후보 중에 과거 성추행을 벌인 사람이 있다. 인사권을 가진 직위를 이용해 하위직 여직원에게 저지른 만행을 본인은 알 겁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겸허히 정계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충북 북부권 W 후보’라며 사실상 우 후보를 지목하고 성추행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여직원에게 술 먹이고, 노래방에서 껴안고, 더듬고 했다. 거부하면 ‘결혼도 했잖아. 처녀도 아니면서 왜 이래?’라고 했다. 지금도 치가 떨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 후보는 “(폭로자를) 향우회에서 한 두 번 마주친 정도로 잘 알지 못한다. 노래방을 간 기억도 없다. 노래방이 어디인지, 동행한 이가 누구인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그는 우 후보가 지난 5일 예비후보로 등록하자 “실망이다. 예고한 대로 언론을 통해 ‘미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 제보자는 충북도청에 근무하는 한 여직원으로 드러났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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