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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종교계, 시민단체도 ‘미투’ 사과

등록 2018-03-07 16:59수정 2018-03-07 21:26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천주교 대전교구 미투 공식 사과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 주교. 유 주교는 최근 미투 폭로로 알려진 교구 소속 신부의 성폭행 시도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천주교 대전교구 누리집 내려받음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 주교. 유 주교는 최근 미투 폭로로 알려진 교구 소속 신부의 성폭행 시도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천주교 대전교구 누리집 내려받음
‘나도 성희롱·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미투’가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문화예술, 학계, 정치권을 넘어 성역처럼 여겨지던 종교계, 시민단체 등에서도 ‘미투’ 폭로와 사과가 이어지고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7일 “충북 시민단체 대표의 성희롱 사태와 관련해 뼈아프게 반성한다. 사회 변화를 위해 활동한다고 했지만 정작 내부의 남성 중심, 연공서열식 조직 문화에 심각한 문제의식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충북연대회의의 부끄러운 단면임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충북연대회의는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를 비롯해 아프고 힘들었던 모든 분께 사과한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성차별이 만연했던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 소속 단체 전체를 대상으로 성 평등 교육을 진행하겠다. 우리 사회가 온전한 성 평등 사회가 되도록 덕 노력하고 건강한 시민단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충북지역 한 여성 활동가는 한 시민단체 활동가 페이스북에 “2012년 겨울 송년회 자리에서 한 시민단체 대표가 노래방에서 귓속말하며 몸을 만졌다. 말려도 멈추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시민단체 대표는 이 여성 활동가에게 “불쾌했다면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사과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지역에선 배우 조민기(53·전 청주대 교수)씨가 청주대 학생 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나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 주교는 5일 대전교구 누리집에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 글을 올렸다. 유 주교는 글에서 “최근 발생한 교구나 성 추문 사건에 대해 교구장으로서 진심으로 참회하고 용서를 청한다. 교회 공동체 여러분이 겪었을 배신감에 무한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 여성은 고등학생이던 2001년 학교에서 종교 교육을 하던 대전교구 소속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것을 폭로했다. 대전교구는 자체 조사를 벌여 성폭행 시도 사실을 확인하고 이 신부를 정직 조처했다.

유 주교는 일시적·일회적 문제로만 볼 수 없으며 수직적 교회 구조와 영성 교육·관리체계 부실이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유 주교는 “가난한 교회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머리에 재를 쓰고 허리띠를 동여매며 가슴을 치는 자세로 하느님께 돌아설 때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반성과 쇄신의 계기로 삼아 교회의 근본 소명을 다 하는 교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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