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가 6일 오후 학내 교수들의 잇단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송석언 총장의 공식 사과와 재방방지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제주대 제공
제주대학교가 최근 불거진 대학 내 교수들의 잇따른 제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오는 9일 취임식을 가질 송석언 총장은 총장 취임식에 앞서 학내 문제로 인해 먼저 사과 기자회견부터 먼저 했다.
송 총장은 6일 오후 이 대학에서 ‘제주대 교수 잇단 성추행 의혹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대 가족과 관련된 인권침해 의혹이 학내를 넘어 도민사회에까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총장 취임식을 눈앞에 둔 학교로서도 이 일에 당혹감과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며 “이 일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송 총장은 이어 교수들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이번 제기된 일련의 의혹을 학내에서 벌어진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닌 ’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로 인식하고 있다”며 “의혹이 제기된 교원 모두에게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규정에 따라 엄격하고 단호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대학 쪽은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2차례에 걸쳐 총장 직권으로 관련 교수들을 수업에서 배제했다.
제주대는 관련 규정과 조직의 전면적인 검토를 전제로 ‘인권침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제도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특별위원회에는 교수와 직원, 학생 등 제주대 구성원들과 해당 분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다. 대학은 특별위원회가 인권침해와 관련한 대처 방안을 신속하게 내놓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대학은 1차 피해구제와 2차 피해 예방은 물론 앞으로 재발 방지 방안을 찾아 신속하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거듭 사과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달 21일 정부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송 총장은 오는 9일 총장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이 대학 총학생회 등 4대 학생자치기구와 단과대학 대표들로 구성된 중앙위원회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가해 교수 전원의 수업 배제와 학교 정상화 △현재 상황에 대해 모든 교수를 대표한 교수회의 공식 사과 △대학본부와 교수회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면서, ‘학생 인권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은 최근 사범대 소속 ㄱ교수와 경상대 소속 ㄴ교수를 성추행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기소의견을 송치했다. 이들 교수는 식당이나 연구실, 차 안 등에서 제자의 신체 일부분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피해 학생들이 지난해 11, 12월 이들 교수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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