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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자 성추행 혐의’ 조민기 12일 피의자 신분 소환

등록 2018-03-06 13:58수정 2018-03-06 20:33

충북 경찰 피해자 10여명 진술 확보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조민기. 경찰은 12일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참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조민기. 경찰은 12일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참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는 배우 조민기(53·전 청주대 교수)씨가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충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조씨를 강제 추행 혐의로 입건했으며, 조씨에게 12일 경찰서에 출석하라는 요구를 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조씨 관련 성추행 폭로와 글이 잇따르자 내사를 거쳐 수사에 착수했으며, 졸업생 등 피해자 10여명한테서 조씨의 성추행 관련 진술을 받았다.

앞서 청주대는 지난해 10월께 조씨의 성추행 관련 제보가 있자 양성평등위원회 등을 통해 조사한 뒤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고, 조씨에게 ‘품위 손상’ 규정을 적용해 중징계(정직 3개월) 조처했다. 조씨는 징계가 내려지자 사표를 냈으며, 청주대는 20일 사표를 수리하고 면직 조처(2월28일자)했다.

하지만 조씨는 소속사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 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에 회의감·죄책감을 느껴 사표를 제출했다.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의 의견문을 내는 등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인 배우 송하늘씨는 지난달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교수의 추행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송씨는 “저와 친구들, 선후배들이 당했던 것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그는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 자신의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러 몸을 만지는 등 추행했다”고 밝혔다. 송씨는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나서서 행동하지 못해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어떤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교는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을 더러운 욕망을 채우는 데 이용하는 괴물이 발을 붙일 수 없는 곳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글에서 오피스텔, 노래방, 공연 연습장 등에서 그동안 조씨가 학생들에게 저지른 성추행 사례를 조목조목 나열했다. 송씨 말고도 추가 폭로가 이어지자 조씨는 지난달 28일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2004년 겸임 교수로 청주대 강단에 섰던 조씨는 2010년 조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최근까지 중견 배우로 영화·방송을 넘나들면서 연극학과 부교수로 모교 청주대에 몸담았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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