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재소자들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 생활’이 인기를 끌었다. 사회와 단절된 제한 공간이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 적지 않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주기적으로 재소자와 교감하고, 이들의 치유를 돕는 이들이 있다. 충북 중앙도서관 ‘책둥지 독서회’다. 이들은 2013년 청주여자교도소와 업무 협약으로 길을 튼 뒤 2014년부터 5년째 교류하고 있다. 독서 지도·치료 전문가가 교도소를 방문해 독서·토론 등을 통해 재소자들의 심리 안정과 치유 등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1000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6일 오전 독서지도사 구아무개(51)씨는 장기수 30여명과 만났다. ‘같이’를 공유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짠! 아하!’ 게임으로 벽을 허문 뒤 프랑수아 를로르의 소설 <꾸뻬씨의 행복여행>을 들고 행복을 이야기했다. “남과 다른 상황을 이해하는 게 행복의 출발점이죠. 행복의 조건은 모두 다르거든요. 책·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행복의 지향점을 찾아갑니다.”
4월께 김용택 시인의 <참 좋은 당신>을 들고 갈 참이다. 책둥지는 11월까지 10차례 재소자와 독서회를 열 계획이다. “꼭 책을 읽지 않아도 돼요. 편지, 좋은 문구, 자기가 쓴 글 등을 놓고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 말하고,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되죠.”
구씨는 “독서 수업 뒤 누군가 고맙다며 사탕을 건넸다. 교도소라는 공간은 다르지만 사람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독서를 통해 이들이 행복의 길에 다가갈 수 있게 안내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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