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윤 충북소방본부장과 충북지역 소방서 행정팀장 등 50여명이 19일 오후 증평소방서에서 업무 혁신 정책 토론회를 열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29명이 숨진 제천 화재 참사 때 초기 현장 출동 인력이 13명에 불과해 초동 조처 미흡 논란을 낳은 제천 소방서의 초동 출동 인력이 20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충북소방본부는 19일 증평소방서에서 연 정책토론회에서 충북소방업무 혁신 실행 과제를 내놨다. 소방본부는 제천 화재 참사 뒤 소방 행정, 대응 예방, 구조구급 등 분야별 담당 직원이 참여하는 ‘충북소방업무혁신 실무기획단’(단장 주영국 소방행정과장)을 꾸려 혁신 과제를 연구해왔다.
인력·장비 등의 확충이 눈에 띈다. 충북 소방본부는 올 상반기에 소방인력 309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이들 소방 새내기가 교육 수료 뒤 하반기에 배치되면 충북 소방본부는 정원이 2070명으로 늘어, 법정 소방인력을 모두 채우게 된다. 특히 정원이 124명인 제천 소방서는 149명으로 많이 늘어난다. 윤명용 소방행정팀 인사 담당은 “화재 참사 때 겨우 13명의 소방인력이 현장에 출동했던 제천은 20명 이상이 출동할 수 있게 된다. 화재 초기 총출동, 계급·연령 분포비율 조정 등 시스템을 개혁하면 현장 대응이 효과적 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 화재 때 현장 상황 판단 논란을 낳았던 지휘조사팀장은 직위 공모제를 시행하고, 현장 지휘 실질 능력 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여성 목욕탕 등 남성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의 특별 소방점검을 위해 여성특별조사관을 배치하고, 소방 시설 점검·특별조사·불법 주차 차량 강제 이동 조처 등의 업무를 맡는 ‘소방 특별 사법경찰팀’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주택가·골목길 등에 접근이 용이한 다목적 소형 사다리차 등도 확대·보급된다. 지난해 청주에 이어 올해 음성·충주 등은 올해 안에 보급하고, 나머지 소방서 8곳은 48억여원을 들여 2021년까지 보급을 마칠 참이다.
상황 전파 시스템도 개혁 대상에 올랐다. 아날로그 무전기를 올 상반기에 디지털로 바꾸고, 소방본부 지휘부와 119 종합 상황실을 통합 청사로 일원화하는 등 재난 대응 콘트롤타워를 정비한다. 제천 화재 참사 때는 화재 초기 상황을 인지하고도 무전 상태가 좋지 않아 제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김세진 소방 행정 업무 담당은 “무선 통신 유지 보수를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등 효율적인 재난 안전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소방수련원 제천 유치, 충북소방학교 신설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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