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이 숨지는 등 화재 참사가 발생한 제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충북도의회 ㄱ 의원이 건물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확산하자 경찰은 25일 ㄱ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오윤주 기자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제천 화재 참사가 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의 실소유 의혹을 사고 있는 충북도의회 ㄱ 의원이 25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ㄱ 의원은 건물 소유주인 이아무개(54·구속기소)씨의 매형이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ㄱ 의원을 소환해 건물 실소유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제천경찰서에 출석한 ㄱ 의원은 조사에 앞서 “처남이 운영하는 건물에서 참사가 일어나 죄송스럽고, 면목이 없다. 이 건물은 제 소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실제 소유자라는 의혹이 일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오늘 피의자 신분 전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ㄱ 의원을 건물 실소유주로 추정하고 지난 19일 오후 2시 55분께부터 경찰 25명을 동원해 사무실, 주거지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화재 참사 뒤 제천지역에선 ㄱ 의원이 이 건물의 실소유자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제천시의회 의장을 거쳐 제천 지역구에서 두 차례 도의원을 지낸 ㄱ 의원은 건물 소유자인 이씨의 매형인 데다 이씨와 사업을 함께하는 등 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8월 경매로 이 건물을 사는 과정에 ㄱ 의원의 동창 정아무개(59·구속)씨가 연루된 것도 주목하고 있다. 이 건물 8, 9층을 빌려 음식점을 운영한 정씨는 건물 경매 때 거짓으로 유치권(5억원)을 행사하면서 유력 낙찰 예정자가 경매를 포기했고, 이씨가 감정가(52억5858만원)의 절반 정도(27억1100만원)로 건물을 낙찰받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정씨가 유치권을 푸는 조건으로 이씨한테서 수억 원을 받았고, 이 돈 가운데 일부가 ㄱ 의원 주머니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씨는 물론 ㄱ 의원도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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