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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5명의 기적’ 보발분교 폐교 위기 넘겨…숙제도 많아

등록 2018-01-23 16:43수정 2018-01-23 19:10

천주교공동체 산 위의 마을, 산촌유학 등 특색 교육
찬반 갈등 푸는 게 숙제…귀농·귀촌 유치 등 추진
천주교 공동체 산 위의 마을과 단양 보발리 주민 등이 가곡초 보발분교 보존을 위해 손팻말·펼침막 시위를 하고 있다.  산 위의 마을 제공
천주교 공동체 산 위의 마을과 단양 보발리 주민 등이 가곡초 보발분교 보존을 위해 손팻말·펼침막 시위를 하고 있다. 산 위의 마을 제공
폐교 위기의 분교를 살려 ‘5명의 기적’을 이룬 충북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주민들이 분교 보존을 넘어 작은 학교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학교 통폐합, 폐교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최근 보발분교 폐교와 가곡초 통폐합 조례안을 부결했다. 정영수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은 22일 “통폐합을 추진한 교육청 등이 전교생 5명의 뜻을 한데 모으지 못했다. 폐교에 대한 주민 반발이 심하고, 학교 보존·회생 의지가 또한 커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3월1일 폐교 예정이던 보발분교는 그대로 남게 됐다. 전교생 5명밖에 안 되는 작은 학교가 이룬 기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학부모 찬반 의견 조사에서 본교인 가곡초와 통폐합 의견이 높자, 가곡초는 물론 단양교육지원청, 충북교육청까지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보발분교 폐교는 확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천주교 공동체 산 위의 마을(대표 박기호 신부) 등을 중심으로 주민 등이 보발분교 보존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폐교 반대에 나섰다. 사회관계망 등 온라인으로 확산한 폐교 반대 서명에는 45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학교를 살려 달라’는 뜻에 힘이 모아지면서 폐교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에 도의회는 학교에 회생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박기호 신부는 “학교가 남게 돼 다행이다. 산촌유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늘리고, 특색 교육으로 작은 학교의 위대함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보발분교가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전교생 5명 가운데 1명의 학부모는 통폐합 무산 뒤 전학 뜻을 비쳤으며, 찬반 두 쪽으로 갈려 대립했던 상처도 보듬어야 한다. 최병일 가곡초 교장은 “학습권 침해 등의 문제가 있어 통폐합을 추진했는데 무산돼 아쉽다. 효율적인 수업, 미래지향적 교실, 숲 체험형 운동장 등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8명에서 5명까지 줄어든 학생 수도 늘려야 한다. 마을은 산촌유학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마침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된 산 위의 마을 산촌유학센터를 활성화할 참이다.

주민들은 23일 오후 학교의 미래에 관한 모임을 가졌다. 산촌유학 관련 설명회를 함께 들은 뒤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박 신부는 보발분교 보존 대책위원회를 보발분교 발전위원회로 바꾸는 것을 제안했다.

주민 김정훈씨는 “학교가 살아남게 됐지만 통폐합에 찬성했던 주민들까지 소통·이해로 하나가 돼야 보발분교가 온전하게 존재할 수 있게 된다. 학부모·주민 뜻을 한 데 모은 뒤 산촌유학, 귀농·귀촌 유치 등 다양한 발전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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