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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사람 있다”…현장에선 불통, 구조대는 지하 수색중

등록 2018-01-06 20:51수정 2018-01-06 21:01

충북소방상황실서 공용 휴대전화로 화재 조사반장에게 2층 상황 통보
현장 화재조사반장은 현장 지휘조사팀장에게 알렸지만 제대로 공유 안 돼
합동조사단 “현장 정보 공유 제한적인 것 유감”
변수남 제천 화재 참사 합동조사단장(앞줄 왼쪽 셋째)이 6일 오후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유족대책본부 사무실에서 화재 현장 조사 현황 등을 유족 등에게 설명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변수남 제천 화재 참사 합동조사단장(앞줄 왼쪽 셋째)이 6일 오후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유족대책본부 사무실에서 화재 현장 조사 현황 등을 유족 등에게 설명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옛 두손스포리움) 화재 참사 당시 현장에서 소방대원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초기 충북소방상황실은 “2층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 통보했지만 구조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구조대는 2층보다 지하 쪽에 먼저 투입됐다. 유족들은 현장 소통, 상황 판단, 지휘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구조 ‘골든타임’을 허비했다고 주장했다.

제천 화재 참사 합동조사단은 6일 오후 5시께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유족대책본부에서 연 브리핑에서 “충북소방상황실이 오후 4시 4분과 6분(지난달 21일 화재 당시) 공용 휴대전화로 현장의 제천소방서 화재조사반장에게 ‘2층에 다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통보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반장은 현장 지휘조사팀장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당시 (현장에서) 정보 공유가 제한적인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구조를 위해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2층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지 못했다. 이날 오후 4시 8분께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2층보다 3층 난간 구조요청, 지하실 등으로 향했다. 4시 15분께 2층 비상구 쪽으로 진입을 시도할 때도 2층에 다수의 구조 요청자가 있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명주 제천소방서 구조팀장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경험, 감 등으로 전 층에 사람이 있을 것으로 알았다. 최초 진입을 시도했을 때 너무 뜨거워서 도저히 진입할 수 없었다. 정확하게 2층에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만약 알았다면 더 많은 인력을 요청하고, 재차 진입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소방서 구조대는 4시 38분께 2층 유리창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 2층에선 20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5일부터 벌인 현장 조사를 6일 마무리하고, 자문단·전문가 등과 화재 원인, 소방서의 진화·구조 상황 등에 대한 종합 심의를 벌일 참이다. 변수남 조사단장은 “현장조사대응·상황관리조사 등 5개 부문에 걸쳐 조사단 24명을 꾸려 현장 조사를 벌였다. 오는 12일까지 전반적인 원인·진상 등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앞줄 가운데)이 6일 오후 제천 화재참사 유족대책본부 사무실에서 유족들의 질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오윤주 기자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앞줄 가운데)이 6일 오후 제천 화재참사 유족대책본부 사무실에서 유족들의 질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오윤주 기자
앞서 제천소방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한 브리핑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지만, 유족대책본부는 현장 지휘·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수많은 참사를 낸 ‘인재’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당시 현장 화재 상황이 너무 심해 화재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 뒤에 2층에 요구조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소방력이 부족했고, 2층 진입이 어려웠다. 최선을 다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유족과 제천시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지금 불이 났어도 똑같이 대응하는 게 맞는가?. 현장 무전 등 소통, 대응, 현장 상황 판단, 지휘 등이 전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골든타임 5분 동안 소방대원들이 허둥지둥하는 바람에 참사를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무전교신 등 소방당국의 부실한 현장 소통도 꼬집었으며, 소방당국은 “당시 무전교신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화재 당시 출동한 헬기의 프로펠러 바람이 화재를 부추겼다는 주장도 했다.

제천화재참사 유족대책본부가 6일 오후 합동수사본부 쪽에 화재 참사 진상규명과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제천화재참사 유족대책본부가 6일 오후 합동수사본부 쪽에 화재 참사 진상규명과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유족대책본부는 이날 화재 원인 진상규명, 현장 지휘 관리·감독 부실 조사, 건물 실소유자 규명 등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합동수사본부 쪽에 전달했다. 제천/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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