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체육관에 마련된 스포츠센터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유족 대표 윤창희(54)씨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옛 두손스포리움) 화재 참사 유족이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애초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도 책임자 처벌은 바라지 않는다는 태도였지만 방향을 틀었다.
유족대책본부(대표 윤창희·53)는 27일 저녁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조 골든타임을 놓친 인재에 대해 명확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 한 점 의혹 없는 경찰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애초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구조 실패 책임을 사과하고, 진상규명에 성실히 나설 것으로 보고 대승적 차원에서 책임자 처벌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매뉴얼을 요구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책임을 회피하고, 잘못을 발뺌하는가 하면 왜곡된 정보를 언론에 흘렸다.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틀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지금이라도 소방당국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상을 제대로 밝히면 애초 유족의 뜻대로 처벌 요구는 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화재와 관련해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유족들은 최초 발화 시점이 21일 오후 3시53분이 아니라 28분 전인 3시25분께라고 주장했다. 유족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3시25분께 불이 나 건물 관리인 등과 함께 진화를 했다는 한 지인의 제보가 있었다. 늑장 대응, 은폐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족대책본부는 희생자들의 사망 시점, 소방당국의 늑장 대응 의혹을 밝혀줄 휴대전화 통화내용 분석을 위해 유족에게 건넨 휴대전화 통화내용을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유족들은 대한변호사협회 생명존중재난안전특별위원회의 변호사 3명을 대책본부 변호사로 선임하고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유족들과 변호인들은 30일 첫 대변할 예정이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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