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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원인, ‘동파 방지용 배관 열선’ 결함 가능성 제기

등록 2017-12-24 13:53수정 2017-12-24 16:19

배관 열선 과열·합선 등 자체 결함과 함께 작업 중 열선 건드려 단락 발생했을 수도
최근 동파 방지용 열선 관련 화재 빈발…지난 5일 원주, 8일 인천에서도 발생
전문가 “인증받지 않은 열선 사용하거나 설치·작업 중에도 발생 가능성”
국과수 직원들이 24일 오전 충북 제천시 두손스포리움 사고 발생 지점인 1층 주차장에서 조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국과수 직원들이 24일 오전 충북 제천시 두손스포리움 사고 발생 지점인 1층 주차장에서 조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4일까지 사망 29명, 부상 36명 등 65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제천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옛 두손스포리움) 화재의 유력 원인으로 천장 관에 설치된 동파방지용 열선 결함이나 파손 가능성이 제기됐다.

화재현장을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 감식팀은 23일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발화했다는 것은 의심을 여지가 없다. 불이 상부에서 나면 잔여물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이 잔여물을 수거해 발화 원인을 정밀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 24일 경찰은 합동 감식은 끝났고, 앞으로 감식은 필요에 따라 분야별로 진행한다. 화재원인 등 감식결과는 2주일 뒤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나온 감식팀 분석을 종합하면, 불은 1층 주차장 천정에서 시작됐고, 그 열기로 바닥에 뭔가 떨어지면서 주차돼 있던 차량 15대에 연쇄 발화했다는 것이다.

23일 경찰 수사 발표도 주목할 만하다. 경찰 수사본부는 “건물 관리인·근무자 7명 등을 조사했다. 이들한테서 ‘전부터 누수로 천장 내부가 결빙돼 있었고, 천장 얼음 제거 작업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얼음을 화기로 녹이는 작업은 아니었고, ‘얼음을 도구로 떼어 내는 작업’이라는 진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럼 필로티 형태인 이 건물 1층 천장 구조를 눈여겨볼 만하다. 2~3층 목욕탕 등의 상하수도를 연결하는 관이 천장에 설치돼 있다. 벽이 없어 사실상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라 겨울철 낮은 온도에 민감하다. 따라서 동파를 막으려고 스티로폼과 보온용 천 등으로 배관을 가리거나 막는다. 하지만 겨울철 평균 기온이 같은 충북인 청주권에 견줘 5도 이하여서 ‘제베리아’로 불리는 제천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수시로 배관이 얼 수밖에 없다. 24일 오후 청주엔 비가 내렸지만 제천은 눈이 내렸다.

동파 방지 대책은 열선을 설치하는 것이다. 겨울철 상습 결빙 언덕 등에 열선을 깔아두듯 배관에 열선을 감아 동파를 막는 것이다. 이곳에도 배관 열선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이 열선 관련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 소방본부가 지난 5일 낸 ‘겨울철 동파 방지용 열선 등 난방기기 화재 주의’ 자료를 보면, 지난 3년 동안 강원에서만 열선 관련 사고가 66건 발생했다. 화재원인은 열선이 겹치면서 발생한 과열, 전기적 단락(합선) 등이 주를 이뤘다. 지난 2일 강원 원주 부론면 연못 양수기 모터에 감아 놓은 동파 방지용 열선에서 불이 났다. 지난 8일 새벽 인천 계양구 임학동에서 난 불도 수도 배관에 감아 놓은 열선과 보온재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제천 화재 또한 동파 방지용 배관 열선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배관 열선의 과열, 단자 등으로 불꽃이 발생한 뒤 스티로폼·보온천·먼지 등으로 옮겨붙어 천장에서 발화가 됐다는 것이다.

불은 순식간에 천장 전체로 번졌고, 스티로폼·보온천 등이 녹아 엉겨 붙은 불덩이가 눈처럼 차위, 바닥 등 사방에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진 뒤 타이어 등 가연성 소재에 옮겨붙으면서 걷잡을 수 없이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소방당국이 공개한 폐회로 텔레비전 화면을 보면, 화재 발생 3분 뒤 이미 주차장은 엄청난 화염이 휩싸인 상태다.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은 “주차장 곳곳의 차량 화재가 워낙 심해 출입구 쪽으로 구조를 나설 수 없는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세진 우송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최근 열선 관련 화재가 빈발하고 있다. 대부분 인증을 받지 않은 불량 열선을 쓰거나 설치 과정에서 열선 간 간격을 띄우지 않는 등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아 발생한다. 충격 등으로 접촉부가 파손되거나 피복이 벗겨지는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사고도 있다”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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