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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유리문은 왜 안 깼나요?” “구조대원이 고드름 제거 중이어서…”

등록 2017-12-22 22:17수정 2017-12-22 23:09

고드름 제거하러 다른 현장 출동
화재 초기 진화요원들만 활용
이일 충북소방본부장 등 소방당국이 22일 오후 5시 제천시청에서 화재 초동조처 관련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이일 충북소방본부장 등 소방당국이 22일 오후 5시 제천시청에서 화재 초동조처 관련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2층 목욕탕에 갇힌 여성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골든타임’ 때 구조대원은 없었다.

21일 오후 3시53분. 충북 제천시 하소동 9층 높이의 복합스포츠시설인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두손스포리움)에서 불이 나고서 7분 남짓 뒤 밖에서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목욕탕에 있던 여성들은 구조대원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들은 구조대원을 끝내 볼 수 없었다.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은 2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시 1층 주차장 쪽 차량 15대가 불길에 휩싸여 화재가 심한데다 주변에 2t 용량의 엘피지(LPG) 가스로 옮겨붙을 우려가 있어 화재 진압에 주력했다. 구조는 구조대원이 해야 하는데 불이 나기 전 제천소방서 구조대원 4명 모두 고드름 제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였다. 하소동 현장에는 오후 4시10분 정도에 출동해 구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곧바로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건물 뒤쪽 3층 외벽에서 한 시민이 구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제천소방서 구조대는 건물 아래쪽에 에어매트를 깔고 외벽 난간의 이 시민을 구조했다.

구조대원들은 4시30~40분께 2층 목욕탕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 본부장은 “현장에선 워낙 많은 정보가 오가는데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은 것이 많다. 제때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사다리차를 이용해 건물 외벽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숨진 뒤였다. 1층 출입문 쪽으로는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이 본부장은 “당시 화재가 워낙 심해 출입구 쪽은 접근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화재를 진압한 뒤 출입구를 통해 내부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소방당국의 부실한 구조와 화재 진압 조처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유족들은 22일 오전 주검이 안치된 제천서울병원을 찾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한 유족은 “유리를 왜 안 깼는지 장관이 소방관에게 물어보라”고 쏘아붙였다. 이 본부장은 “제천은 시골 지역이라 소방력이 많이 부족하다. 화재 진압과 구조를 일시에 할 수 없는 구조다. 화재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제천/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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