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주민 등이 14일 오전 옥천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에서 복숭아 등 과수 묘목 2만8천 그루를 화물차에 싣고 있다.옥천군청 제공
국산 묘목 수출길이 열렸다.
14일 아침 충북 옥천군 이원면 묘목단지는 분주했다. 묘목 거래도 겨울철엔 비수기지만 이날은 충북농원협동조합(대표 강병연·44) 창고에 저온 저장돼 있던 과수 묘목이 컨테이너로 옮겨졌다.
이날 나간 묘목은 살구·복숭아·아로니아 등 9종 2만8100그루였다. 이 묘목은 인천항에서 선적한 뒤 중국 톈진 신강항을 거쳐 기차로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에 수출된다. 앞서 지난 7일엔 사과·배·포도 등 10종 과수 묘목 3만그루가 배에 올랐다. 이들 묘목은 2억1000여만원어치다. 강 대표는 “지난달 내한한 타지키스탄 대통령 부인과 딸이 국내산 사과·포도 등을 먹은 뒤 맛에 매료돼 묘목을 수입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묘목 수출길이 열려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묘목 출하장에는 유수프 샤리프조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와 김영만 옥천군수 등도 참석했다.
옥천주민 등이 14일 오전 옥천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에서 복숭아 등 과수 묘목 2만8천 그루를 화물차에 싣고 있다.옥천군청 제공
앞서 타지키스탄은 주한 대사관 관계자와 수출입 관련 국영기업 아사둘로 대표 등을 옥천 이원 묘목단지 등에 보내 묘목 수입을 조율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타지키스탄은 내년 2~3월께 이들 묘목을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 근교 132만㎡에 심어 ‘한국 과수원’을 조성할 참이다. 이곳은 강수량이 적고, 일교차가 크지만 국내 기후·토양과 비슷해 옥천 묘목 생장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강 대표는 “이들이 주로 러시아에서 묘목을 수입했지만 앞으로 한국 과수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8~9월께 직접 건너가 묘목 생장 상태 등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천 이원지역 주민들이 농장에서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200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묘목 산업 특구로 지정된 옥천은 해마다 묘목 1122만 그루를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옥천군청 제공
옥천 이원은 193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묘목 생산에 나서 1942년 연간 50만 그루를 생산할 정도로 성장했다. 2005년 묘목 산업 특구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3 농가가 239.5㏊에서 과수 묘목 1122만그루를 생산하고 있다. 지금은 전국 생산량의 40%, 전국 묘목 유통량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2001년과 2005년 과수 묘목 6만1880그루를 북한에 보내는 등 남북 교류에도 공을 들였다.
김우현 옥천군 산림 특구팀장은 “옥천 묘목 세계화의 첫발을 뗐다. 타지키스탄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수출량을 늘리고, 주변 다른 나라 등으로 수출길을 다변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