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3일 “이제 경기라는 개념을 포기하고 광역 서울도로 가자”고 주장하자, 여당의 차기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 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서울을 도쿄, 런던, 뉴욕 등 외국 도시와 경쟁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도를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이제 경기라는 개념을 포기하고 광역 서울도로 가자는 것이며 교통, 상수도, 주거 등 생활 측면에서 보면 (서울과 경기로) 금을 그어놓은 게 국민으로선 불편하기만 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남 지사는 12일 아무런 설명 없이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문장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남 지사의 경기 포기 발언에 대해 경기지사 예비후보들은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민에 대한 주권 모독이라고 즉각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경필 도지사님, 가도 너무 가셨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시장은 “경기도는 지사님 맘대로 포기할 수 있는 지사님 것이 아니다. 경기도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머슴(남경필 도지사)이 포기 운운하는 건 농담도 안 될 주권 모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서울 통합은 고등유기체를 거대 아메바로 만들겠다는 주장으로 자치분권 강화와 ‘세방화’(세계화와 지방화의 동시 진행) 흐름에도 역행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경필 도지사님, 노이즈 마케팅이 과합니다’는 글에서 “경기도의 교통, 청년실업, 수도권 규제 등 여러 난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 격이다”라고 비판했다. 양 시장은 “우선 경기도부터 제대로 발전시켜 놓고 그런 소리를 하면 그나마 들어줄 만 할 텐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처절한 몸부림 같아 참 안타깝다. 마지막까지 도정에 더욱 집중하든지 일하기 싫으면 그냥 경기도청을 조용히 나가라”고 비판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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