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충북도의회 의원이 27일 충북도청에서 충북교육청 제주수련원 ‘펜트하우스’ 모습을 공개하고, 충북교육청의 비공개 객실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김동욱 충북교육청 교육국장(왼쪽 셋째) 등이 27일 오전 충북교육청에서 제주수련원 등의 비공개 업무용 객실 현황을 밝히고 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충북교육청 제공
‘교육청 펜트하우스’ 논란이 수사로 비화할 조짐이다.
충북교육청 제주수련원 안에 ‘펜트하우스’가 있다고 주장한 이종욱(44·자유한국당) 충북도의회 의원은 27일 괴산 쌍곡휴양소 등에도 비밀 객실이 있으며, 김병우 충북교육감 등이 무단·무료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추가 제기하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공식 조사를 맡기기로 했다. 충북교육청은 ‘펜트하우스’라는 이 의원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특정 감사를 통해 적정 이용과 대상 등을 밝힌 뒤 공식 대응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김병우 교육감 아방궁 그것이 알고 싶다’는 펼침막을 걸고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수련원 4층 가장 전망 좋은 곳에 비공개 객실 2개가 존재한다. 고급 집기 등을 갖춘 호화로운 비밀 객실로 펜트하우스라 불릴만하다. 김 교육감은 지난여름 극성수기에 비밀 객실을 무료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괴산 쌍곡휴양소의 비공개 객실은 교육감과 가족이 2014년 이후 40차례 관사·별장처럼 무료로 이용했다. 금장 문고리·커플 의자·고급 전등 등 수백만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의혹도 있다. 이 시설을 무단·무료 사용한 것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위반이라는 해석을 받았다. 권익위에 공식 조사를 맡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이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법적 조처 등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욱 충북교육청 교육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의 ‘펜트하우스’는 전임 교육감 때 설치한 비공개 객실이다. 집기 또한 그때 것이다. 교육청 행사 지원, 교육감 이동 업무 등을 위한 업무용 시설로 호화 객실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종욱 의원이 ‘교육청 펜트하우스’로 명명한 제주수련원 비공개 객실. 충북교육청은 펜트하우스가 아니라 업무용 객실이라고 해명했다. 충북교육청 제공
충북교육청은 이날 충남 대천(2실), 제주(2실), 충북 괴산(1실), 충주(1실) 등 수련시설의 비공개 객실 설치시기와 집기 구입 내용, 객실 사진 등을 공개하고, 이 가운데 제주·쌍곡·충주 등 3실을 일반 객실화 하기로 했다. 제주 객실은 80㎡ 규모로, 2014년 1월 모두 1290만원으로 구입한 식탁·의자·소파세트, 침대 등이 비치돼 있다. 쌍곡 객실은 48.6㎡ 규모로 595만원을 들여 식탁·탁자·침대 등을 설치했다. 충북교육청은 “앞으로 수련시설 이용은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누리집을 통해 투명하게 운영하겠다. 다만 법에서 보장된 교육감 처우와 업무 특수성은 존중돼야 한다. 교육감·의원·직원 등이 수시로 이용했는데 펜트하우스 등의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충북교육청은 이들 수련시설에 대해 이용 대상과 적정성 등을 살피는 특정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펜트하우스’ 논란을 낳은 제주수련원은 2014년 이후 이종욱 의원 등 충북도의원 17명(중복포함)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수남 충북교육청 감사관은 “적정한 목적으로 이용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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