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한신대 총장(왼쪽)과 한신대 이아론(25·문예창작 4·오른쪽) 총학생회장은 21일 이 대학 총장실에서 윤세관 기독교장로회 총회장(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과 교직원의 총장 후보 선거에서 투표를 제도화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한신대가 이화여대에 이어 총장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교수는 물론 학생과 교직원의 투표참여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전국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에도 총장 직선제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21일 연규홍 한신대 총장과 한신대 이아론(25·문예창작 4) 총학생회장은 이 대학 총장실에서 ‘한신대 발전을 위한 협약서’를 맺었다. 협약서를 보면, 총장 선거에서 교수와 학생, 교직원이 자유롭게 투표에 참여하고 1~2위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 가운데 1명을 이사회에서 뽑도록 했다. 투표 반영비율은 교수 60%, 학생 20%, 교직원 20%다. 학생과 교직원 투표 반영비율은 최순실 사태 뒤 지난 5월 총장 직선제를 선택한 이화여대 보다 다소 높다. 이화여대의 투표 반영비율은, 교수가 77.5%인 반면 학생 8.5%, 직원 12%였다. 한신대는 학칙 개정과 함께 학교 법인 정관 개정을 거쳐 ‘총장 후보자 선거규정’을 시행할 방침이다. 한신대는 그동안 총장 후보자 중에서 교수회의에서 1~2인을 후보자로 뽑아서 올리면 이 중 1명을 이사회가 총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취임한 연 총장은 “학생과 교직원, 교수가 학교 발전의 파트너임을 확인한 것으로, 그동안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전통을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한신대 이아론 총학생회장은 “촛불정신이 보여주었듯 총장 선출 방식 변경을 통한 대학 민주화는 그냥 얻는게 아니라 학생 등 구성원의 요구와 땀의 결실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1987년대 민주화 운동 뒤 많은 대학이 직선제로 총장을 뽑아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2011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바꿔 나갔다. 사립대 역시 총장 교체기 시기 과열 경쟁과 공약 남발, 파벌 다툼 등을 이유로 들어 2000년대 전후에 간선제로 전환하는 곳이 늘었다. 한동안 총장을 직선하던 연세대 등도 직선제를 폐지하는 등 다수 사립대는 법인 이사회가총장을 임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화여대에 이어 한신대가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자, 다른 사립대도 총장 직선제를 도입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시민단체‘대학민주화를 위한 대학생 연석회의’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대와 대학법인에도 총장직선제 도입이 적극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산/글·사진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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