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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가을꽃 흐드러진 노근리 평화공원

등록 2017-10-15 13:36수정 2017-10-15 14:33

전쟁 상흔 치유하고 시민의 화원으로 자리매김
“올해 20만명 방문, 30만명 찾는 공간 만들겠다”
노근리 평화공원에 흐드러진 코스모스. 노근리 평화공원 제공
노근리 평화공원에 흐드러진 코스모스. 노근리 평화공원 제공
노근리 평화공원이 역사 추모 공간을 넘어 시민의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황간 나들목에서 5분 남짓 달리면 만날 수 있는 노근리 평화공원은 한국전쟁 초기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도 쌍굴다리 근처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희생된 주민들을 추모하려고 2011년 조성됐다. 학살 현장 건너편인 옛 노송초 주변 13만2240㎡에 국비 191억원을 들여 조성한 평화공원에는 추모비·평화기념관 등이 들어섰다. 평화기념관에는 노근리 사건 관련 언론 보도와 미군 문서, 책·논문 등 자료와 사건 현장인 쌍굴다리, 희생자들이 살던 마을 모형, 한국전쟁 사료 등이 보관돼 있다. 추모비 옆 조각공원에는 노근리 사건과 전쟁·평화를 상징하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조금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다. 하지만 이곳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금 이곳은 코스모스, 장미 등이 흐드러진 꽃 대궐이다. 지난해 장미 연구가 안대성(68)씨한테서 기증받은 장미 등으로 1만3200㎡의 장미 정원을 조성했다. 코스모스, 국화, 연꽃, 작약과 들꽃 등 1만㎡의 꽃 정원도 있다.

신현철 작가의 독도 사진.노근리 평화공원 제공
신현철 작가의 독도 사진.노근리 평화공원 제공
노근리 평화공원을 관리하는 노근리 국제평화재단 정구도 이사장은 “노근리 평화공원은 4계절 어느 때나 제철 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거대한 정원이다. 역사, 교육, 문화 공간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들러 좋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민의 공원”이라고 말했다.

바깥만 화려한 게 아니라 안도 볼 만하다. 다음 달 10일까지 공원 안 전시공간에선 독도 사진전이 열린다. 독도 사진 전문가 신현철(51) 씨가 독도에 머물면서 촬영한 작품 60여점이 전시된다. 독도 한반도 바위, 밤하늘, 등대, 몽돌 등 다양한 독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촬영 당시의 숨겨진 이야기와 독도 주민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담겨 있다. 지난 8월에는 연꽃 사진전과 역사 캠프도 열려 청소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근리 국제평화재단이 지난 8월 마련한 역사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수료 뒤 환하게 웃고 있다.노근리 평화공원 제공
노근리 국제평화재단이 지난 8월 마련한 역사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수료 뒤 환하게 웃고 있다.노근리 평화공원 제공
정 이사장은 “시민들이 찾지 않으면 잊히는 공간이 된다. 추모라는 본질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중화·보편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한해 10만명 남짓하던 관람객이 올해 2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2~3년 뒤엔 한해 30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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