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도태호(57·사진) 제2부시장이 수원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에 앞서 경찰은 수뢰 혐의로 도 부시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6일 경찰과 소방당국의 말을 종합하면, 도 부시장은 이날 오후 2시57분께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안 원천저수지로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관할 소방서는 도 부시장이 투신한 지 3분 뒤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오후 3시20분께 도 부시장의 주검을 건져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공원 방범용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도 부시장이 투신 10여분 전 광교호수공원에 도착해 데크를 걷다가 저수지로 뛰어드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시티브이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까지 도 부시장을 3차례 불러 조사하고,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도 부지사는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 고위 간부 시절 한 토목업체에게서 수천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심야 조사나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도 부시장이 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황에 심리적 압박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도 부시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수원시청 본관 2층 상황실에서 내년 1월부터 전국 최초로 ‘온라인 자동차이전등록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업계 관계자들과의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20분 만인 오후 2시20분께 끝났다. 도 부시장은 행사가 끝난 뒤 30분 만에 원천저수지로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수원시 관계자는 “도 부시장은 평상시와 같은 모습이었고, 행사 종료 뒤 2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로 곧바로 갔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 관계자도 “도 부시장이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공개 일정을 다 소화했는데, 갑작스런 죽음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인 도 부시장은 국토부 기획조정실장과 주택토지실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1월 개방형 직위인 제2부시장 응모를 거쳐 선임됐다.
홍용덕 김기성 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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