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옥산면 소로리에서 나온 소로리볍씨.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옛 청원군 옥산면)에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두 조형물이 있다. 하나는 2000년 12월 설치한 소로리 유적 표지석이고, 다른 하나는 2016년 11월 세운 소로리 볍씨 상징물이다.
소로리 볍씨는 충북대·단국대 합동 발굴팀이 1997년과 2001년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옥산면 소로리 일대 발굴 조사를 하면서 찾아낸 고대 벼 18톨, 유사벼 109톨을 말한다. 이때 출토된 볍씨는 서울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과 미국 지오크론 연구실 측정에서 1만3천~1만5천년 전의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미국 애리조나대 측정에선 1만7천년 전의 것으로 추정됐다. 학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후난성 볍씨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볍씨로 인증했다.
청주는 소로리 볍씨를 본 따 ‘생명’과 ‘창조’를 지역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의 상징물도 씨앗 모양이다. 소로리 볍씨의 후예격인 청원생명쌀은 올해까지 11년 연속으로 한국표준협회가 품질을 보증하는 ‘로하스’ 인증을 받았다.
소로리볍씨에서 착안한 청주시 상징물.청주시 제공
청주는 1만7천년 전 소로리 볍씨 시대로 시간 여행을 안내한다. 청주시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생명을 주제로 ‘청원 생명 축제’를 연다. 소로리 볍씨 유적과 가까운 오창읍 미래지 농촌 테마공원이 주 무대다. 이곳은 과학산업단지,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선 도심 속에서 옛 농촌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다. 1만㎡ 축제장은 국화·백일홍·코스모스 등이 흐드러져 있다.
생명을 내세운 축제답게 다양한 농특산물을 만날 수 있다. 청원생명쌀은 물론 청주지역 외곽 농촌 마을(옛 청원지역)에서 재배한 사과·버섯·고구마·도라지, 한우·한돈 등 축산물 등이 전통시장을 이룬다.
지난해 청원생명축제를 찾은 어린이들이 고구마 캐기 체험을 즐기고 있다.청주시청 제공
축제장 한편에선 고구마 등 농산물 수확과 승마, 시골 생활, 먹을거리 등을 누릴 수 있는 60여가지 체험마당이 마련된다. <한국방송> 전국노래자랑 등 주민과 연예인이 함께 만드는 다양한 공연 무대가 선다. 소로리 볍씨부터 청원생명쌀에 이르는 벼 체험 전시관, 생명농업관, 우수중소기업제품관 등 전시 공간도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역 우수 농특산물 판매를 촉진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눈과 귀가 즐거운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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