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그날을 보고 싶은 마음 저 도도히 흐르는 남한강보다 더 깊이깊이 설렙니다.”
참교육과 바른 세상을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심광보(당시 17살·사진)군을 추모하는 공연이 그의 고향 충북 충주에서 열린다. 심광보 기림사업회는 다음 달 2일 오후 5시 충주우륵아트센터에서 심군을 추모하는 공연 <그날>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공연은 김진미 무용단, 성악가 신서윤씨 등 충주지역 예인들이 꾸밀 참이다. ‘그날’은 심군이 꿈꾸던 참교육·참세상을 가리킨다.
박일선 심광보 기림사업회장은 “심광보군이 죽음으로 염원한 참교육과 참세상의 큰 뜻을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려고 공연으로 그를 추모하기로 했다. 공연을 통해 그와 그의 삶이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주고에 다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휴학한 그는 지난 1990년 9월7일 저녁 8시30분께 충주시 성서동 한 건물 옥상에서 몸에 불을 붙인 채 뛰어내려 숨졌다. 그는 숨지기 전 충주지역 학생 모임 ‘사람사랑’과 전교조, 친구 등에게 유서를 남겼다. 그는 ‘사람사랑’에게 “참교육 난 말일세 이처럼 소중한 선물을 받은 게 너무 기쁘다네~.” 등의 글을 전했다. 전교조엔 “바람아 바람아 한반도를 휘휘 불어가라. 오라 오라 참교육 안은 바람이여” 등의 글을 남겼으며, 한 친구에겐 “민주주의 만세 참교육 그날이여 어서 오라”라는 글을 전했다.
그가 숨진 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당시 전교조 충북지부장) 등의 노력으로 그는 2004년 민주화 관련 사망자로 인정됐다. 충주고는 2006년 그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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