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나온 강원 철원 산란계 농장주 “국민께 죄송”
강원 철원군 동송읍의 산란계 농장은 지난 6월께 진드기 퇴치를 위해 피프로닐 성분이 포함된 진드기 약을 한 차례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이 농장 달걀에선 코덱스 기준치(0.02㎎/㎏)의 두 배가 넘는 0.056㎎/㎏이 검출됐다.
농장주 ㄱ씨는 “닭 진드기가 기승을 부려 올해 처음 다른 농장 소개로 경기 포천에서 약을 사와 한 차례 뿌렸다. 하지만 살충제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는 몰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ㄱ씨는 또 “먹거리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국민께 너무 죄송하다. 친환경·유기농 관련 1년에 한 차례 4시간짜리 교육을 받는데 닭 진드기에는 어떤 약을 써야 하고 쓰면 안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 대부분 소·돼지 관련 교육이고 양계는 10분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산란계 4만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 농장에선 하루 9000개 정도의 달걀이 생산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진드기 약이 뿌려진 뒤인 두 달 동안 산술적으로 50만개 정도의 달걀이 유통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강원도는 이 농장이 주로 경기 북부 달걀 도매상과 포천의 알 가공공장에 납품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일련번호가 ‘09지현’으로 표기된 달걀에 대해 전량 회수 조처에 나섰다.
석성균 강원도청 축산과장은 “일단 해당 농장 달걀은 전량 출하 금지 조처됐다. 앞으로 2주에 한번씩 2번 이상, 즉 4주 동안 검사해 이상이 없어야 출하 금지 조처가 해제된다. 출하 금지 조처가 해제되더라도 6개월 동안은 지속적으로 검사를 진행하는 등 집중 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친환경인증을 받아 농산물품질관리원이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강원도내 55개 농가(321만6000마리)를 뺀 나머지 37개 농가(61만1000마리)에 대해 자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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