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대에 ‘민주화의 봄’이 올까?
청석학원 설립자 후손인 김윤배 청석학원 이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그의 사퇴를 주장해온 학생·교수회 등의 민주화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청석학원은 16일 “김 이사가 지난 14일 이사 사임계를 냈다. 김 이사는 설립자 후손으로서 책임·의무를 다하고, 청석학원과 청주대 발전의 밀알이 되려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과 함께 사임했다”고 밝혔다. 청석학원은 “김 이사가 사임한 이사직에 새 이사를 선임할지 공석으로 두고 고민을 더 할지는 다음 주께 열리는 이사회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석학원 설립자 고 김원근·김영근 선생의 손자인 김 이사는 아버지 고 김준철 전 총장(3대)에 이어 2001년부터 13년 동안 총장을 지냈다. 2014년 청주대가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뒤 학생·교수 등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총장에서 물러났지만 청석학원 이사직은 유지했다. 김 이사는 지난달 11일 청석학원 이사회에서 연임을 결정하고, 최근 교육부가 이사 연임까지 승인한 터라 이번 사임은 갑작스러운 것이다. 이사회에선 김 이사 연임뿐 아니라 신임 차천수 이사 선임, 김조한 이사장 연임 등도 결정했다.
청주대 교수회는 16일 입장을 내어 “대학 정상화를 위해 김 이사의 사퇴는 늦었지만 다행이다. 다른 이사들도 학교를 참담한 상황으로 몰고간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교수회는 정성봉 청주대 총장의 사퇴와 민주적 총장 선출도 요구했다. 조승래 청주대 교수회장은 “개학 뒤 교수회 대의원회를 열어 총장 직선제 등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개방형 이사(공익이사) 선출, 대학평의원회 제도 개선 등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수회는 교수 대표 단체인 교수회 공식기구 인정과 김준철 전 총장 횡령 학원 토지 반환 등도 요구했다.
이날 청주대 학생회도 공익이사 선출 등을 학원에 요구했다. 학생회는 성명을 내어 “김 이사의 사퇴는 청주대가 민주대학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교수·학생 등 대학구성원과 지역 사회가 인정하는 공익이사를 민주적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우 청주대 총학생회장은 “청주대가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정부의 재정지원제한 대학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학생 등 구성원은 청주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 공익이사 선출 등 학원이 대학 정상화를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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