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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출동’…문의대교 ‘자살 다리’ 오명 벗나?

등록 2017-08-07 16:22수정 2017-08-07 18:00

다리 곳곳에 지능형 감시 카메라·센서 설치
자살 징후 보이면 자동 감지…경찰 3분 내 출동
“지구에서 하나인 소중한 사람” 자살 방지 음성도
충북 청주와 대전 신탄진을 잇는 문의대교.청주시청 제공
충북 청주와 대전 신탄진을 잇는 문의대교.청주시청 제공
‘자살 다리’로 불려온 대청호 문의대교에 자살을 예방하는 ‘3분 시스템’이 구축됐다. 문의대교는 1980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 위에 왕복 2차로 255m 길이로 설치했으며, 청주 문의와 대전 신탄진을 잇는다. 평균 수심 10여m에 다리 교각 높이도 30여m에 이른다. 다리 위 난간 높이는 1.2m 정도지만 철제 난간이 고정된 콘크리트 연석(30㎝)을 밟고 올라설 수 있어 위험한 구조다. 지금까지 40여명이 숨지면서 자살 다리로 불려왔다.

‘3분 시스템’은 다리 곳곳에 설치된 지능형 감시 카메라·센서 등이 자살 징후를 인지하면, 관제센터를 통해 관할 청주 상당경찰서 문의파출소에서 3분 이내(2.6㎞)에 현장에 출동해 자살 시도를 막는 것이다.

청주시는 1500만원을 들여 문의대교 중앙 부분에 24시간 사방 관찰이 가능한 회전형 카메라와 적외선 투광기 등을 자살 방지 시설을 설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자살 시도자 등이 다리에 접근하면 자동 감지하는 센서 8개, 경고음과 빛을 동시에 내는 경광등 6개도 설치했다.

청주시가 문의대교에 설치한 회전형 카메라와 경광등 등 자살 예방 시설. 청주시청 제공
청주시가 문의대교에 설치한 회전형 카메라와 경광등 등 자살 예방 시설. 청주시청 제공
경고음과 함께 “딸의 첫사랑인 사람, 아내의 믿음이고, 집안의 기둥인 사람, 당신은 아빠입니다”, “당신은 지구에서 하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등의 자살 방지 음성도 나온다. 감지센서가 작동하면 관제센터로 자동연결돼 자살 징후자 등의 이상 행동을 모니터를 통해 감시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문의지구대 출동도 요청할 수 있다.

또 청주 방향과 대전 방향 다리 끝단 2곳에 지능형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2분 이상 차가 주차한 뒤 운전자 등이 다리 쪽으로 접근하면 자동 감지해 문의지구대를 통해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유승목 청주시 생활안전과 주무관은 “자살이 잦은 현장에서 자살 시도자들의 극단적 행동을 경고음·방송 등으로 막고, 감지센서·카메라 등으로 자살 시도를 인지한 뒤 3분 이내에 경찰이 출동해 자살을 막으려는 시스템이다. 자살 예방은 2~3분이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충북도도 문의대교 자살 예방 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는 지난 7월 문의대교 자살 방지 시설 설치를 위한 용역을 맡겼으며, 오는 10월 용역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다리 난간에 안전 울타리 등을 설치해 자살을 막을 참이다. 하지만 올해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본격적인 공사는 내년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충북 청주와 대전 신탄진을 잇는 문의대교. 255m 다리에는 철제 난간이 설치돼 있지만 연석을 밟고 올라설 수 있어 위험한 구조다. 청주시청 제공
충북 청주와 대전 신탄진을 잇는 문의대교. 255m 다리에는 철제 난간이 설치돼 있지만 연석을 밟고 올라설 수 있어 위험한 구조다. 청주시청 제공
박찬일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도로관리팀 주무관은 “문의대교 난간 등은 안전설치 기준에는 부합한 곳이지만 자살 빈도가 높아 안전 펜스 등의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 사례와 용역 보고서를 본 뒤 최적의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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