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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던 70대 할머니 숨져…열사병 추정

등록 2017-07-14 19:13수정 2017-07-14 19:27

35도 안팎 폭염 속 폐지 줍다 쓰러져
119구급대 출동 심폐소생 시도했지만 숨져
기초연금 의지 홀몸 노인
“조용하지만 왕래도 자주 하던 착한 분이셨는데….”
기초연금 20만원으로 혼자 살던 70대 할머니가 35도 안팎의 폭염 속에서 폐지를 줍다 쓰러져 숨졌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14일 낮 12시40분께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한 아파트 앞길에서 ㅂ(74)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했으나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119구급대는 심폐소생을 시도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ㅂ씨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외상은 없었으며, 주변에 폐지 수레가 있었다. 검안 의사는 열사병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ㅂ씨는 다달이 20만원씩 받는 기초연금에 의지하며 20가구가 모여 사는 낡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은 ㅂ씨가 평소 집 주변의 학교 쓰레기장이나 집 주변 상가 등을 돌며 수집한 종이 상자 등 고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에도 수레를 끌고 나와 폐지 분류 등 작업을 하다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청주의 낮 최고기온은 34.2도까지 치솟았다.

이 마을 통장은 “딸이 가끔 들여다보지만 평소엔 혼자 사는 할머니다. 조용하면서도 이웃과 인사도 잘하고 착한 분이셨다. 기초연금 정도로 생활해 형편은 좋지 않았다.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고 황망하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센터 관계자는 “주민등록상에는 손자인 듯한 동거인이 있지만 주민들에게 물어봤더니 혼자 산다고 했다. 2014년 7월부터 노인 기초연금을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족, 이웃 등을 상대로 ㅂ씨가 숨진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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