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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장맛비에도 여전히 목마른 농민들

등록 2017-07-03 16:51수정 2017-07-03 20:41

가뭄 심한 충남 서부 해갈 미흡
보령댐 저수율 8.4%에 그쳐
제한급수 위기 강원은 한숨 돌려
홍천·인제 등 물폭탄 피해 속출
2∼3일 이틀간 200㎜ 안팎의 폭우가 내린 강원 인제군 남면 소양강 상류에 물길이 다시 흐르고 있다. 폭우가 내린 뒤 물줄기가 흐르는 모습(사진 왼쪽)과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급감해 바닥을 드러냈던 모습(사진 오른쪽)이 확연하게 대비되고 있다. 소양강댐 수위는 3일 오후 4시 현재 167.01m로 폭우가 내리기 전보다 3.36m 상승했다. 연합뉴스
2∼3일 이틀간 200㎜ 안팎의 폭우가 내린 강원 인제군 남면 소양강 상류에 물길이 다시 흐르고 있다. 폭우가 내린 뒤 물줄기가 흐르는 모습(사진 왼쪽)과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급감해 바닥을 드러냈던 모습(사진 오른쪽)이 확연하게 대비되고 있다. 소양강댐 수위는 3일 오후 4시 현재 167.01m로 폭우가 내리기 전보다 3.36m 상승했다. 연합뉴스
충청·강원 지역에 주말과 휴일에 장맛비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 그러나 장맛비는 대전·세종과 충남 내륙 지역에 집중돼 극심한 가뭄을 겪는 충남 서부지역의 해갈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지난 1일부터 3일 오전 11시까지 세종(연서) 130㎜를 비롯해 대전(문화) 120㎜, 계룡 102㎜, 공주 90㎜, 대전 89.7㎜, 금산 88.5, 논산 71.5㎜ 등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충남 서부 지역은 홍성 32.6㎜, 보령 31.2㎜, 서천 21.5㎜, 서산21.3㎜, 당진 19.5㎜ 등으로 강수량이 적었다. 서부지역 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은 3일 현재 8.4%이고, 예당저수지 저수률 역시 8% 수준이다.

장밋비에도 불구하고 가뭄 피해지역 농민들의 속은 여전히 타고 있다. 서산의 천수만 에이(A)지구 농민 이우열(74)씨는 “이 정도 비로는 저수지든 논물이든 치솟은 염도를 낮출 수가 없다. 다른 데는 비가 많이 왔다는데 이곳은 비가 별로 안 왔다. 모가 죄다 말라 죽어 재이양을 하고 있지만 수확이 가능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제한급수 위기에 놓였던 강원 지역은 이번 비로 한숨을 돌렸다. 강릉시민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는 상류인 대관령과 삽당령에 각 160.2㎜, 115.5㎜의 비가 내린데 힘입어 3일 현재 저수율이 33.6%로 전날(25.2%)에 견줘 8.4% 포인트 올랐다. 강릉시는 지난달 20일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31%까지 떨어지자 제한급수를 예고하기도 했다. 강릉시청 급수계 정내경씨는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을 뿐 가뭄이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충북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봉순 충북도 치수방재과장은 "현재 충북의 농작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비로 최악은 면했지만 해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진천, 음성, 충주 등은 비가 더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물폭탄이 쏟아진 곳에선 사고가 속출했다. 지난 2일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가 집중된 강원도 홍천 내면 광원리에서는 지방도가 유실돼 20가구의 주민 70여명이 고립됐다. 3일 새벽 4시30분께 인제 상남면에서도 야영객 4명이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구조됐고, 오전 9시께는 인제군 기린면 서리교 인근의 제방이 무너져 주민들이 대피했다. 고상범 기린면 장동2리 이장은 “제방이 터지면서 집이 무너졌다. 안전을 위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2일 저녁 시간당 54㎜ 비가 퍼부은 충북 청주에서는 3일 낮 12시20분께 무심천 돌다리를 건너던 장아무개(87)씨가 실종됐다 3시간여 뒤 서문대교 부근에서 숨진 채 인양됐다. 무심천 하상도로는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3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44㎜가 쏟아진 옥천에서는 주택 3채가 침수됐고 청성면에서는 전신주가 넘어지는 등 피해가 났다. 충주는 수안보의 주택 1채가 침수됐으며, 충주 동량·조동면에사도 낙석 피해가 발생했다.

최예린 박수혁 오윤주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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