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부산시민연대, 밀양765kV반대대책위,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등 부산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8일 오후 ‘고리1호기 영구정지와 밀양 행정대집행 3년’을 맞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역 일대에서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 계획 취소, 탈핵 등을 요구하는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부산/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 영구 폐로 전날인 18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쥬디스태화백화점 근처는 축제 분위기였다. 부산·울산·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인 탈핵단체 회원과 시민 등 700여명이 고리1호기 영구정지와 탈핵의 첫걸음을 축하했다.
시민들은 ‘고리1호기 폐쇄’, ‘탈핵원년’ 등의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 손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라고 적힌 손부채가 들렸다. 시민들은 이면도로에 나란히 앉아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환영하는 콘서트를 기다렸다. 오후 4시께 콘서트가 시작하자 시민들은 “잘 가라 고리1호기, 가자 탈핵세상으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인드밴드 스카웨이커스와 곱창카레, 하자작업장 페스테자를 비롯해 부산지역 풍물패가 연이어 무대에 올라 흥을 돋웠다.
콘서트에 앞서 무대에 오른 김준한 탈핵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이제 월성원전 1호기 가동중지와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올해를 탈핵 원년으로 선언하고, 탈핵 시계를 빨리 돌렸으면 한다. 정의당도 국민과 함께 탈핵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원전해체 기술을 확보해 산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고, 윤종오 국회의원(무소속)은 원전 설계수명 감소 조정과 원전에 대한 주기적 정밀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주온 녹색당 대표도 국내에서 마지막 원전이 문을 닫을 때까지 국민과 함께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민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하선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와 이경자 노동당 부대표의 축사가 끝난 뒤 시민들은 인디밴드와 풍물패의 공연을 감상하며 고리1호기 폐쇄를 자축했다. 이어 탈핵단체들은 “국민의 힘으로 고리1호기가 폐쇄됐다. 그 힘은 노후원전 폐쇄,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원전 백지화 등 탈핵 한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큰 물결로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탈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 모두와의 약속이고, 후손들과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전국 탈핵시민연대인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같은 장소에서 ‘탈핵 약속 실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 “고리1호기가 공식 폐쇄되는 19일, 법원에선 월성1호기의 가동중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판결한다.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인도를 따라 쥬디스태화백화점을 출발해 서면교차로와 엔시백화점을 지나 다시 쥬디스태화백화점으로 돌아오는 1.2㎞ 구간을 행진했다.
부산시도 저녁 7시부터 인근 전포동의 송상현광장에서 서병수 부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축하하는 ‘스톱(Stop)! 고리1호 고(Go) 클린 부산시민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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