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이 17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공원묘지에서 헌화하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5·18 유족들과 세월호 유족, 고 백남기 농민 유족들이 17일 오후 광주광역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37돌 5·18항쟁 전야제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촉구했다. 1980년 5·18항쟁 당시 광주 시민과 학생들은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서 ‘민족민주화 대성회’를 열었다.
이날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주최로 광주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전야제 행사엔 1만여명이 참석했다. 오랜만에 금남로에 신명이 넘쳤다.
고 백남기 농민의 부인 박경숙씨(왼쪽)가 17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공원묘지에서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씨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전야제 행사는 세월호 유족 40여명, 고 백남기 농민 가족을 비롯한 농민 50여명 등 시민 2천여명이 걸어서 행사장으로 입장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민주대행진’은 유동사거리부터 시작해 금남로를 가로질러 분수대 앞 연단까지 1.5㎞를 함께 걷는 ‘연대 행사’였다. 민주대행진에는 소복 입은 5·18유족회원 50여명을 선두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대책위원회 회원 50여명과 ‘탈핵’ 촉구 환경단체 회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80년 5·18 때 집회를 열던 분수대 앞 무대로 들어서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했던 광장에서 시민들은 9년 만에 홀가분한 표정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마음껏 불렀다.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저녁 광주 동구 금남로를 시민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한 어린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표지판 사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저녁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전야제가 열려 시민들이 촛불을 든 채로 참여하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경기 안산에서 이날 광주에 도착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전야제에 참석한 세월호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단원고생 고 고우재군 아버지 고영환(50)씨는 “전야제에 참석한 시민들의 얼굴에 희망의 빛이 보인다. 세월호 진상규명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망월동 민주열사묘지를 참배한 뒤 전야제 행사장에 온 고 백남기 농민 부인 박경숙(64)씨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당대표나 대통령 후보 시절 누구보다 남편이 입원한 병원을 많이 찾아와 진상규명 등을 약속하셔서 기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진상규명이나 조사가 전혀 안 되고 있어 신속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옛 전남도청 별관에 걸린 치유의 조각보 ‘원 하트’(가로 30m 세로 10m)에 불빛이 스며들어 형형색색으로 빛났다. 조각보는 세월호 가족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어머니 등이 만든 조각보를 이어 완성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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