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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에선 세월호 추모식 대신 ‘미수습자 귀환 기원식’

등록 2017-04-16 16:30수정 2017-04-16 20:15

세월호 3주기 노랗게 물든 목포신항
김희중 신부 “세월호 부활할 차례” ‘미수습자 귀환’ 미사
시민 1만여명 발길…‘천개의 바람이 되어’ 합창하며 눈물
팽목항에선 진혼무·씻김굿 펼친 뒤 노란 풍선 304개 날려
박근혜정권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가 1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서 마련한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과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목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근혜정권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가 1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서 마련한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과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목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전남 목포신항이 추모의 물결로 노랗게 물들었다. 추모객들은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귀환을 기원하고, 안전한 나라를 세우기 위한 분노·행동·기억·연대·사랑을 다짐했다.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는 이날 추모식 대신 기원식이 열렸다. 희생자를 추모하기에 앞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찾는 데 초점을 모아 달라는 의견을 좇아 행사의 기조를 바꿨다.

이날 목포신항에는 전국 곳곳에서 1만여명이 찾아 울타리에 노란 리본을 매달면서 조은화·허다윤 등 미수습자 9명의 빠르고 온전한 귀환을 바랐다. 추모객들은 수색을 앞두고 높이 26m짜리 작업난간을 한창 설치 중인 부두 안의 세월호를 먼발치로 바라보며 한숨지었다. 일부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끌어안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서울·목포 등지에서 달려온 사회단체들은 1000명분의 짜장면을 제공하고, 음료수를 나눠주는 등 자원봉사를 펼쳤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미수습자 9명의 이름과 얼굴이 그려진 대형 펼침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이 미수습자 9명의 이름과 얼굴이 그려진 대형 펼침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이날 오후 3시 목포신항 건너편 공원에서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사제와 신자 5000여명은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과 의혹 없는 진상 규명을 간절하게 기원했다. 미사를 집전한 김희중 대주교는 “오늘은 부활절이지만 세월호를 위한 미사를 대신 올린다. 이제 세월호가 부활할 차례다. 진실과 정의를 위한 우리의 하나 된 마음이 세월호의 아픔을 이겨내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하게 지켜지는 나라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도 이날 오후 3시 목포신항에서 기억하고 결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과 세월호의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또 세월호 처리에 미온적이었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해양수산부를 규탄했다.

앞서 목포지역 17개 중·고교 학생 4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목포신항 앞에서 기억식을 열었다. 이들은 추모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합창하며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노란 리본으로 뒤덮인 목포신항의 정문~북문 400m 구간에는 휴일을 맞아 찾아온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학생들은 교복에 노란 리본을 달고 종이꽃을 접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등 방법으로 간절함을 나타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3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려 대구 예술인 행동 소속 작가가 대형 펼침막에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적고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3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려 대구 예술인 행동 소속 작가가 대형 펼침막에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적고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천 간디학교 차민경(17·고2)양은 “세월호가 목적지인 제주에 가지 못하고 목포에 빈 배로 돌아오는 데 3년이 걸렸다”고 아파했다. 목포 해인여고 박서윤(18·고3)양은 “수험생이지만 3년 전이 자꾸 생각나 나왔다. 세월호를 보니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목포 홍일고 이인성(17·고2)군은 “참사 때 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린다. 뭔가 돕고 싶다”고 전했다. 영암여고 김연서(17·고2)양은 “전교생 500여명이 엄지로 찍어 만든 노란 리본 패널을 가져왔다. 가족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가족 단위로 찾아온 이들도 많았다. 부모들은 아이들 손을 꼭 잡고 노란 거리를 걸으며 연방 혀를 찼다. 광주에서 온 정지은(5)양은 엄마와 함께 서툰 글씨로 ‘빨리 와요, 기다릴게요 ♡’라는 소망을 울타리에 남겼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목포신항에 찾아온 추모객들이 노란 리본 위에 미수습자의 온전한 귀환을 바라는 글들을 쓰고 있다. 안관옥 기자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은 16일 목포신항에 찾아온 추모객들이 노란 리본 위에 미수습자의 온전한 귀환을 바라는 글들을 쓰고 있다. 안관옥 기자
사단법인 김제동과 어깨동무도 이날 오전 정호승 시인의 시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를 낭독하는 등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세월호 참사 진도 군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팽목항 분향소 앞에서 주민 1000여명이 참석한 세월호 3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들은 대전 금비예술단의 진혼무와 진도 씻김굿보존회의 씻김굿으로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한 뒤 노란 풍선 304개를 하늘로 날려 보냈다. 단원고 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3년 동안 미수습자 가족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줘 감사한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다윤이 손을 잡고 다시 찾아올 때까지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도 불교사암연합회와 원불교 광주전남 교구는 3년 동안 미수습자들을 기다리는 공간이었던 팽목항 방파제에서 추모법회와 추모행사를 열었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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