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 평택대 교수회 소속 교수들과 학생 250여명이 평택시 용이동 평택대 피어선홀 앞 광장에서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조기흥 명예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홍용덕 기자
학교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조기흥(85) 평택대 명예총장이 여교수와 여학생 등 3명을 더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평택대 교수회(교수회)는 4일 “전·현직 여교수 2명이 조 명예총장으로부터 재직 중 유사 성추행을 당했고 이런 내용의 사실 확인서가 경찰과 검찰에 제출됐다”며 “재학 중인 여학생 1명도 조 명예총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조 명예총장의 측근 등이 3월6일부터 성추행 피해 확인서를 낸 여교수들에게 ‘(검·경에)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증거 작성을 요구해 여교수들이 2차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달 28일 대검에 냈다. 또 “성폭행 등 혐의로 조 명예총장을 고소한 교직원도 합의 종용에 따른 고통 외에도 대학본부와 교내 성고충상담위원회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으나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안해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탄원서에는 평택대 정상화를 바라는 교수와 학생 1598명이 서명했다. 이날 <한겨레> 기자는 조 명예총장 쪽에 이런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평택경찰서는 지위를 악용해 2013년 6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40여차례 걸쳐 학교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등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조 명예총장을 조사한 뒤 지난 2월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 여직원은 성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말 검찰에 조 명예총장을 고소했다. 조 명예총장은 임기 4년의 총장을 1~5대 역임했고, 2006년 서울와이엠시에이(YMCA) 이사장으로 취임해 지난 1월까지 재임했다.
교수회와 학생 등 250여명은 이날 평택대 피어선홀 앞 광장에서 ‘평택대 학사 농단 척결을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족벌 경영으로 20년 동안 대학을 사유화하고 성폭력을 일삼는 조 명예총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평택대에는 전체 교직원들이 참여하는 교직원회의가 있었으나 조 명예총장의 성추행 사건 이후인 지난 2월13일 교수회가 결성됐다. 158명의 전체 교수 중 보직교수를 제외하고 전 교수가 참여하는 교수회 결성은 평택대에서는 처음이다.
장정민(도시 및 부동산개발학과) 교수회 회장은 “20여년간의 대학 여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성폭행 및 추행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기독교 대학의 명예총장으로서, 교회 장로로서, 평택대의 실질적인 막후 실력자로서 이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 해명이나 도의적 사의 표명도 없는 조 명예총장은 사퇴해야한다”고 말했다.
교수들과 학생들은 회견 뒤 △검찰에 명예총장의 성폭력 사건 신속 수사 △대학법인에 명예총장직 파면 △명예총장 직계가족 보직 사퇴 △교수회 정상화 △총학생회 재건 등을 요구하며 교내 정문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또 조 명예총장의 사퇴가 이뤄질 때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기념탑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평택/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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