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사고해역 인근 선박 위에서 열린 미수습자의 조기 수습을 기원하는 4대 종단 종교행사에 참석한 종교인들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화문에서, 단원고에서, 팽목항에서, 맹골수도에서 울며 9명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던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를 돌보소서. 그들이 여기 있으니 안아주소서.”
28일 낮 12시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인양해역에서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하고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는 천주교·원불교·개신교·불교 등 4대 종교의 의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미수습자 가족 6명과 신부·목사·스님·교무 등 종교인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00t급 어업지도선 무궁화 5호의 3층 갑판에서 열렸다.
이들을 태운 배는 조류가 약한 정조시간에 맞춰 반잠수식 운반선 200m 앞까지 다가섰다. 추모행사 장소에서는 운반선의 날개탑을 제거하는 용접 작업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맨처음 천주교 예배에서는 민세영 진도성당 주임신부가 가족들에게 다가가 기도문을 낭송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양손을 모으고 눈 감고 깊은 침묵 속에서 기도문을 들었다. 원불교 행사 때는 장형규 광주전남교구 사무국장 등이 ‘천도의 노래’를 부르며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순간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51)씨가 속울음을 울려 눈시울을 붉혔다. 개신교 행사에선 오현선 호남신학대 교수가 울먹이며 가족들을 위한 기도문을 읽어내려 갔다. 단원고생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와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가 회한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오 교수는 가족들에게 노란 장미 9송이를 한 송이씩 전달하며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랐다. 불교 의식에선 조계종 지상·혜용 스님이 미수습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조속한 귀환을 염원했다.
종교인들과 승무원들은 30여분 동안의 종교의식이 이어지는 동안 두 손을 모으고 세월호의 무사 이송과 온전한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했다. 이금희씨는 의식이 끝난 뒤 장미꽃을 바다에 던지며 “은화야 집에 가자. 조금만 더 힘을 내줘”라고 말했다. 박은미씨는 “딸을 만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딸의 손을 잡고 집에 갈 때까지 응원해주시라”고 바랐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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