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립민속예술단원들이 28일 오전 팽목항 방파제에서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천 위에서 희생자들에게 길을 닦아주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남 진도주민들이 세월호의 목포 이송을 앞두고 미수습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공연을 펼쳤다.
진도주민 300여명은 28일 오전 11시 팽목항 방파제에서 세월호의 무사 이송과 희생자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는 추모공연을 펼쳤다. 이날 추모공연은 희생자 진혼곡으로 막을 열어 살풀이와 길닦음 순으로 진행됐다. 길닦음에서는 진도군립민속예술단원들이 세월호를 상징하는 길이 50m 너비 1m의 노란 천과 하얀 천을 준비해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단원들은 길닦음을 하면서 “무정한 세월호야, 가려거든 너만 가지, 정든 님 정든 아이들을 무슨 일로 데려가서, 애끓는 이내 심정 부모 간장 녹이느냐”고 노래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주민들은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자 추모곡 ‘천 개의 바람 되어’가 흘러 퍼지는 가운데 노란 풍선 100여개를 하늘로 날려 보내며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악장 정해원(58)씨는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봉오리들을 생각하며 공연을 펼쳤다. 염원이 하늘로 전해져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희생자들의 넋이 좋은 곳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도주민들은 3년 전 참사가 일어나자 어선으로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 구조작업을 펼쳤다. 이후 사고대책본부가 설치되자 희생자들을 수색하고 수습하는 활동을 도왔다. 특히 미수습자 가족들이 3년 동안 가족을 기다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1078일 동안 진도 바다에 있던 세월호가 떠난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별을 앞두고 그냥 보낼 수는 없어 세월호의 안전한 이송을 기원하고 미수습자들이 온전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진도/글·사진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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