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은 서울광장에 불법 설치된 탄핵 반대 텐트 관계자를 서울시가 경찰에 고발(<한겨레> 3월2일치 4면)한 것과 관련, 강제 철거까지 예고했다.
박 시장은 2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능한 한 설득을 해 보고, 또 여러 경고를 하고, 그러고도 안 되면 행정대집행이라든지 우리에게 허용돼 있는 그런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 고발한 조치도 그런 것(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광장은 시민 모두가 이용해야 할 곳인데 무단 점거된 상태다. 도서관에서 소란을 피우고, 음식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욕설하는 등 이런 일이 너무 심각했다. 이런 것을 제지하는 공무원에게 욕설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지속해 방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것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행정관서나 법원의 허가를 받거나 법에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한다. 경찰에 고발한 내용 자체가 더는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광장 탄핵 반대 텐트를 광화문 세월호 천막과 비교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세월호 천막은 중앙정부까지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했던 사안으로, 정치적 조치가 아니라 인도적 조치였다. 합법적인 점유와 불법 점유의 차이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 촛불집회는 부정한 권력과 부패한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장이다. 탄핵 반대 집회는 정의롭지 못한 권력을 비호하고, 다시 폭압의 시대로 되돌리자는 것이라 처음부터 비교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 시장은 올해 연말께 서울시장 3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올해 연말께 판단할 생각이다. (3선은) 법적으로는 가능하고,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많은 분이 앞으로의 내 정치적 행로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정치 상황을 고려해 제 마음의 결단을 조만간 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직 시장이고, 일은 벌려놨는데, 아직 대통령을 할 때는 아니라고 국민이 판단한 것 같다. 지지도가 바닥을 헤매지 않았느냐. 정치적 결단이나 결기가 부족했고, 많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정부의 삼일절 행사에 나가지 않은 것을 두고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일종의 항의 표시 성격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운영해서 탄핵 되는 상황인데, 그것을 바로 잡지 못한 총리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 (황 권한대행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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