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서울시장으로는 처음으로 용산미군기지를 방문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박 시장 왼쪽)과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박 시장 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서울시장으로는 처음으로 용산미군기지를 찾아 조속한 기지 반환과 이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창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간가량 용산미군기지를 찾아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마크 내퍼 주한미대사 대리를 만났다. 박 시장은 조셉 피터슨 용산기지 사령관한테 미군기지 현황과 평택 이전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미군은 기지를 가급적 조속히 반환하고 잔존하는 부지는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며 “이를 협의하기 위한 채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미군 쪽도 “구체적인 협의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호응했다고 서울시 쪽이 전했다.
박 시장의 잔존 터 최소화 발언은 용산 미군기지 터 전체 그림을 그려 공원화하려는 서울시 계획과는 달리 한국 정부와 미군이 일부 시설은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미군 쪽이 제공한 버스를 타고 기지 안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와 만초천, 캠프 코이너, 드래곤힐 호텔, 헬기장 등을 답사했는데, 미군 쪽은 이들 시설 가운데 일부는 당분간 남겨 놓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쪽짜리 용산공원 논란’이 이는 배경이다.
미군이 빠져나간 터의 용도를 두고도 정부와 서울시는 대립하고 있다. 서울시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같은 대형 도심공원을 조성하려 하나, 땅의 소유권을 가진 정부는 애초 박물관과 문화시설 등 정부부처 유관시설로 꾸미려다 지난해 11월 “백지화”를 발표한 뒤 아직까지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박 시장은 지난달 미군과 한국 정부가 나서 오염된 미군기지 정화노력을 강화하고 전체 미군기지를 이전할 것 등을 촉구하며 주한 미 대사 등에게 미군기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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