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스코필드 특별전시 개막식 박원순 시장 축사 때 발생
경찰 “박 시장 때문에 못 살겠다며 자해”…생명에는 지장 없어
경찰 “박 시장 때문에 못 살겠다며 자해”…생명에는 지장 없어
서울시청사 1층 로비에서 재개발 이주 보상에 불만을 품은 70대 남성이 자신을 칼로 찔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행사 축사를 하는 도중이었다.
24일 오전 10시께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사 1층 로비에서 열리던 프랭크 스코필드 특별전시 개막식에서 박 시장이 축사하는 도중 한 이아무개(79)씨가 맥가이버칼로 자해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시와 목격자, 임태현 남대문경찰서 정보과장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씨는 박 시장이 축사를 끝낼 즈음 박 시장 앞 1m까지 다가와 흉기를 꺼내고 '네가 시장이냐', '나는 죽어야 한다'는 등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후 자신의 왼쪽 하복부를 흉기로 찌르고 쓰러졌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신종우 서울시 복지정책과장은 “10시께 축사를 시작하는 시장이 서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 쓰러졌다. (칼로 찌르는) 상황을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다. 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남성의 의식은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 남성을 밖으로 옮겼고 119가 출동해 남성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씨는 출혈은 있었지만 무사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삼선 재개발 보상 문제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이 지역이 재개발 정비예정구역에서 직권해제되자 보조금 액수를 두고 구청과 갈등이 있었다. 구청이 제시한 금액이 조합이 원하는 금액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씨가 재개발 담당 관계자를 만나러 이날 시청을 찾았다가, 박 시장을 보자 술김에 이런 돌발행동을 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은 한국명 석호필로 유명한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의 관련 전시를 개막하는 날이었다.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는 3·1 운동을 세계에 알려 34번째 민족대표라고 불리는 인물로, 서울시청은 3·1절을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1층 로비에서 관련 사진 전시 중이었다.
최우리 김지훈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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