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20일 개장을 앞두고 한창 공사 중인 서울역 고가 보행길.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역점사업인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의 개장을 애초 계획보다 한달가량 늦춘 5월20일에 하기로 했다. 시는 당초 4월22일 개장을 예고해왔으나, 공사 진척도와 안전한 개화 시기 등을 살펴 시민들에게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정 조정이 더 용이했으리란 말들이 나온다.
서울시는 고가도로 위에 심을 식물의 개화 시기를 고려해 ‘서울로 7017’의 개장일을 5월20일로 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2월 말 현재 전체 공정률은 70%다. 서울로와 주변을 연결하는 6개의 엘리베이터와 1개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개장하면 645개 화분에 심어진 228종 2만4000여주의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다.
시는 3월 중에 서울로 위 식물의 식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시청사 기자실에서 브리핑한 이충열 서울역일대종합발전기획단장은 "원래 내부적으로는 4월이 개장 목표였는데 5월로 연기했다. 조경전문가들은 4월은 아직 나무들이 헐벗은 시기라 5월이 낫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시는 당초 4월22일 서울로 7017이 전국 최초의 보행전용길로 개장된다고 발표했다. 박 시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경선 시점도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박 시장이 지난달 26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개장 시점과 관련해 정치 일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 데다 ‘4월의 신록’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리란 우려가 나오자 개장을 연기한 것이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는 개장 시기보다 안전을 담보해 꼼꼼히 점검할 것도 요구했다. 이날 위원회는 “서울로 7017 개장, 서두를 일 아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시설물 안전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화분 위 띠 조명의 방수문제와 겨울철 결로 문제, 보행공간 확보, 안전 문제 등 개장 뒤 발생할 가능성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이충열 단장은 “국토교통부가 정한 난간 높이 기준인 1.2~1.3m보다 높은 기준인 1.4m를 적용했다. 혹한기, 혹서기 대처법, 난간 안전 문제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리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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