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높이인 569m로 추진중인 서울 삼성동 현대차 새 사옥 조감도. 서울시 제공
현대자동차가 제2롯데월드(555m)보다 높이가 낮은 것으로 소개해온 신사옥(GBC) 건설 계획을 바꿔 ‘국내 최고층’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고’를 롯데그룹에 ‘양보’하는 이유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난무했는데 사실상 현대차 몫이 되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는 1일 “현대자동차로부터 그룹 신사옥 건축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접수받아 내일 공람 및 주민설명회 개최를 공고한다”며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제 영향 평가를 모두 마무리하고, (서울시의) 건축허가 후 곧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람 및 주민설명회는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환경영향평가는 건축사업 시행 등으로 인한 주민 생활환경과 환경오염의 피해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담아 공람 등에서 접수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게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건축계획이 구체화하기 마련이다.
강남구가 공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현대차 신사옥은 569m 높이의 105층 건물로 추진된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치면서 잠정 계획했던 553m 높이의 105층 건물에서 층수는 유지하되 4~5층 높이인 16m를 더 지어 올리겠단 것이다.
이로써 이르면 올 상반기 서울시의 사용승인 뒤 전면 개장을 앞두고 있는 123층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를 고도에서 앞서게 된다. 현대차는 사업 최초 115층 571m 건물을 제안했다가 ‘사옥을 짓겠다는 것인데 높이에 주목하는 시선 때문에 부담된다’며 층수와 높이를 낮춰 유지해왔다.
신사옥의 높이가 올라간 배경으론 일단 ‘엘리베이터 설비’가 꼽힌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상층부 시설공간, 제동거리 등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층수나 층고는 유지되면서도 전체 건축물의 높이가 올라가게 된 모양새다.
현대차는 향후 국내 최고층 건물과 함께 호텔·업무시설(35층), 공연장(9층), 전시·컨벤션(6층) 등 5개동을 계획대로 지어 2021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553m 높이의 전망대, 강남 최대 규모의 2000석 공연장, 영동대로 지하공간과 연결되는 ‘천정없는 지하공간’, 공원 등이 안팎에 들어설 계획이다.
서울시 김용학 동남권조성반 과장은 “상황에 따라 건축계획은 계속 바뀔 수 있고 최종 높이 등은 건축허가 때 확정이 될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이 6~8개월 걸쳐 끝나면 올해 말 건축허가가 이뤄지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세계적인 전망대와 공연장, 전시장 등의 건립은 세계 5000만명 이상의 관광객 시대를 여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관광객들이 고속열차를 타고 영동대로 지하공간 환승센터에 도착해 바로 연결된 현대차 GBC 전망대에 올라 강남과 수도권 지역을 한 눈에 구경하는 모습이 멀지 않은 미래에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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