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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시, 노동이사제 이어 노동시간 단축

등록 2017-01-23 17:41수정 2017-01-23 20:05

올해 서울의료원, 신용보증기금 시범사업 실시
의료원, 연 2485시간을 올해부터 100시간씩 ↓
내년까지 전 산하기관에 노동시간단축 모델 도입
시립 서울의료원 병동에서 3교대로 일하는 간호사 ㄱ씨는 정해진 교대시간보다 1시간가량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 입퇴원 여부, 처방내용, 검사일정 등 추가 변경된 환자 정보를 인수인계하기 위해서다. 비번인데 불쑥 이뤄지는 대체근로도 지난 한해 6일을 넘었다. 노동강도는 세고 임금은 낮아 1년도 안돼 그만두는 신입 간호사가 많은 탓이다. 450여명 병동 간호사 가운데 100명 정도가 1년차다.

실제, 서울시가 서울의료원 병동·특수파트 간호사 451명의 지난해 연간노동시간을 조사한 결과, 1인당 2485시간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하루만 빼고 매주 월~토 8시간씩 일해야 나오는 시간이다.

2015년 국내 취업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2위였다. 오이시디 국가의 평균 노동시간은 1766시간으로 우리보다 347시간이 짧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산하 기업을 상대로 ‘노동시간 단축 모델’을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 우선으로 서울의료원, 서울신용보증재단(신보) 등의 노동시간을 줄이기 시작해, 2021~22년까지 연간노동시간 2200~2300시간을 1880~1890시간대로 감축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각기 사정을 반영한 노동시간 단축모델을 내년까지 22개 투자·출연 기관 전체에 도입한다. 시는 각 기관의 노사와 협약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3교대제로 일하는 서울의료원 외, 초과근로와 연차휴가 미사용이 일상화된 금융계 시범모델로 꼽힌 신보 경우 사무직노동자 213명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2275시간으로 조사됐다. 시는 지난해 조사 연구를 토대로, 서울의료원에서 올해부터 연간 99.5시간씩 6년 동안, 신보에선 연 76.8시간씩 5년간 노동시간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시가 동원하는 주요 수단은 일자리 나누기다. 향후 4~5년새 서울의료원 60명, 신보 27명(시간선택제 일자리 10~15개 추가)을 추가 채용한다. 또 불필요한 야근을 하지 말고 연차휴가를 적극 사용토록 개선키로 했다.

서울시는 나머지 19개 투자출연기관의 실노동시간을 올해 파악하고, 단축방안 수립과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연가보상비나 초과근로수당의 삭감 등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노사가 합의해 상생방안을 찾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연식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신규 인력 채용에 비용이 들지만, 초과수당, 연가보상비 등 감축하면 상쇄돼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보는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데 드는 15억원과 초과근무수당, 연가보상비 등이 14억원으로 비슷하다. 다만, 4년 동안 채용예정인 의료원 간호사 60명에 대한 예산 21억원은 의료원이 적자라 시에서 지원한다. 시는 2022년 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일자리를 나눌 경우 정규직 정원 대비 13%의 신규 창출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8층에서는 신보, 의료원 노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서 김민기 서울의료원 원장은 “긴 노동시간이 의료계 관행처럼 이뤄졌는데 앞으로 이 협약이 잘 지켜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신보가 속한 산별노조 김현정 전국사무금융노조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산별교섭이 법제화되지 않아 지부인 서울신용보증재단만 적용받게 돼 아쉽지만 서울시가 노동이사제 도입에 이어 노동시간 단축관련한 노사정모델 만든 것은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우리 임인택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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