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고양이 주인집 개 2마리도 검사
AI 발생지 개·고양이 집밖 출입금지
포천주민 “엎친 데 덮쳐” 불안 고조
AI 발생지 개·고양이 집밖 출입금지
포천주민 “엎친 데 덮쳐” 불안 고조
경기도 포천의 한 가정집에서 최근 폐사한 고양이 2마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확진 판정을 받자, 방역당국은 집에서 기르는 개와 고양이의 바깥 출입을 금지하는 등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경기도는 1일 고병원성 에이아이 포유류 발생에 따른 확산방지 대책회의를 열어, 에이아이 발생지역의 집 고양이와 개 등 반려동물의 집밖 출입을 당분간 금지하는 한편,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 수의사 등에게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도 에이아이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어 고양이의 에이아이 감염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감염 의심 고양이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할 것과, 도내 539개 개 사육장에 대해 가금류 폐사체를 절대 먹이로 주지 말 것을 주문했다.
경기도 대책본부 관계자는 “에이아이의 인체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철새도래지나 가금류 농장 방문을 삼가고 개인 위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도시에서 기르는 반려동물도 집밖에 나갈 때는 폐사한 동물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주인이 반드시 데리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도 대책본부는 또 고양이 에이아이가 발생한 집에서 기르는 개 2마리에 대해서도 감염 여부 검사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추가 의뢰했다. 에이아이에 감염된 고양이들과 접촉한 5마리 고양이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폐사한 고양이를 정밀검사한 결과 H5N6형 고병원성 에이아이로 확진됐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보건당국은 고양이가 에이아이에 감염된 조류를 먹는 과정에서 코로 다량의 바이러스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개에서 에이아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고양이 감염은 처음이다.
고양이 에이아이가 발생한 포천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북면에 사는 박아무개(65)씨는 “에이아이로 닭들이 떼죽음 당해 가뜩이나 분위기가 안 좋은데 엎친 데 덮친격으로 고양이까지 감염됐다고 해 마을 주민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에서는 32개 농가에서 에이아이가 발생해 전국 매몰 가금류 총량의 9%인 닭 255만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아이 감염 고양이와 접촉한 고양이 주인과 인근 주민, 포획 작업에 나선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 직원 등 12명에게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다. 최대 잠복기인 10일간 증상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전날까지 발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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