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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한국인 첫 ‘예테보리 지속발전상’ 수상

등록 2016-11-15 11:26수정 2016-11-15 21:24

공유도시 발전 주도한 공로 인정…아시아 두번째
“한국 절체절명 기로” 수상소감 영상으로 대신해
측근 “1억2천만원 상금 용처 시민공모 검토 중”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유도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을 받는다. 상금 1억2000만원은 공모를 통해 어디에 사용할지 시민들에게 직접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박 시장을 대신해 류경기 행정1부시장이 현지시각으로 16~17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해 대리 수상한다고 15일 밝혔다. 박 시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후퇴할 것인지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어둠의 시대를 시민의 촛불로 밝히면서 싸우고, 저항하고 행진하고 있다”는 영상 인사로 불참 사유와 소감을 갈음할 예정이다.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은 환경과 사회가치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뛰어난 성과를 거둔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있고, 아시아에선 일본 도요타 연구팀이 지금껏 유일한 수상자였다.

박 시장은 당초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려 했지만, 최근 시국 탓에 시상식을 포함한 유럽 순방 계획 전체를 전면 취소했다. 이에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 위원회가 대리 참석을 공식 요청해왔다.

박 시장은 영상을 통한 수락 연설과 함께 ‘우리가 몰랐던 경제, 오래된 미래공유도시 서울’을 주제로 준비한 7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 영상도 현장에서 상영한다.

예테보리 상금은 1억2000만원으로 액수가 상당한 편이다. 박 시장은 시민 공모를 통해 용처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인 2006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필리핀)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도 시민단체 등에 모두 기부한 바 있다.

원낙연 임인택 기자 yanni@hani.co.kr

<박원순 시장 수락연설문 전문>

Our Unknown Economy, Ancient Future

Sharing City, Seoul

여러분, 감사합니다. 예테보리 어워드라는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기쁜 날, 여러분과 함께 하지 못해 정말 아쉽고, 참석하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1월 1일, 제가 시장이 된 지 꼭 5년이 되었습니다. 예테보리 어워드는 취임 5주년을 맞는 저에게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시민운동가에서 시장으로 변신했던 그 용기와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가려고 했던 긴 여정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저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시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취임한 후 가장 먼저 그 정책에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무상보육, 공동육아, 무상등록금, 청년수당, 노동이사제 등을 추진하며 한국 사회의 보편적 복지와 노동존중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저의 모든 정책이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중앙정부의 반대로 추진하지 못한 정책도 있고, 아직 충분히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저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자 가는 것보다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고 모든 시정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모든 정책의 과정을 시민들과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공유도시 서울’도 그런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저는 질문했고, 시민들이 응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통하고 혁신과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공유도시란 무엇인가? 공유도시는 왜 하려고 하는가? 우리는 질문과 토론의 과정에서 ‘도시가 공유의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상기해냈고, 우리의 오랜 전통 속에 공유문화가 있었다는 사실도 기억해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느끼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서울시민들은 각자의 삶에서 무엇을 어떻게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테보리가 서울의 성공에 상을 준 것이 아니라 서울의 도전에 상을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유도시는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했을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유도시 서울’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우버의 문제처럼 현실적인 한계도 경험했고, 공유경제는 여전히 비주류로 남아있습니다. 인식의 벽도 여전합니다. 그러나 지금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닙니다.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우리의 도전과 경험의 축적은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2025년 공유경제의 시대가 열린다고 예측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공유경제를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온라인 영역에 머물던 공유경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으로 우리 삶의 전 영역으로 확산될 것입니다.

공유경제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경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유도시는 시민들에게 도시에 대한 권리를 돌려주는 과정입니다. 시민들이 도시의 주인이 되고, 우리 모두가 경제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지속가능한 방식이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모두의 도시, 모두를 위한 경제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레스 퍼블리카(Res Publica), 바로 공화국 정신입니다. 공화국은 공유가치의 최정점에 있습니다. 공화국의 이상은 한 개인이나 소수가 아닌 시민 모두가 주인이 되는 나라 만드는 것입니다. 국가는 누구 한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후퇴할 것인지 그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어둠의 시대를 시민들의 촛불로 밝히면서 싸우고 저항하고 행진하고 있습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워온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곧 새벽을 맞이할 것입니다.

I have a dream. a song to sing To help me cope with anything

If you see the wonder of a fairy tale

You can take the future even if you fail.

I have a dream, a fantasy To help me through reality

And my destination makes it worth the while

Pushing through the darkness still another mile.

아바의 노래가사가 저의 마음을 대변해줍니다. 우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은 판타지가 아닙니다. 시민들이 깨어있는 양심, 행동하는 양심으로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역시 시민의 답입니다. 상은 서울시장인 제가 대표로 받지만, 이 상의 주인공은 당연히 천만 서울시민입니다. 저는 시민들의 힘을 믿고 시민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공유도시 서울’ 오늘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과도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할 것입니다. 세계의 시민들과 문제를 해결하고 ‘공유도시 서울’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그 과정과 결과를 국내외 다른 도시들과 기꺼이 공유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수고하고, 인내하고, 협력해주신 예테보리 어워드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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