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재주 역가복주’ 한자성어로 문 전 대표 비판
하야 당론 망설이는 더불어민주당 책임 물어
“민중 성토는 문 전 대표 향한 화살이기도”
하야 당론 망설이는 더불어민주당 책임 물어
“민중 성토는 문 전 대표 향한 화살이기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후보로 가장 높은 지지율 보이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亦可覆舟)라는 한자성어를 꺼내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과 다르게 유보적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과 함께였다.
박 시장은 1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한겨레> 11월14일치 8면)에서 “12일 토요일 집회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가 중요한 목표지만 그에 못잖게 야당의 책임을 묻는 발언들이 분명히 지속적으로 나왔던,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와있다. 민주당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 책임 추궁이라 보고 (이건) 민주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문 전 대표에 대한 화살”이라며 “제가 ‘수가재주 역가복주’라는 말을 종종 한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엎을 수도 있다는 말인데 정치인이 명심해야 할 덕목이고 사명이다. 민주당이 왜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의 군 통수권, 계엄발동권 환수 등을 요구한 문 전 대표에 대해 “헌법에 있지도 않은 얘기를 해 즉각 반발을 불러왔고, 계속 꼬이는 것”이라며 “청와대에 조건을 붙이면 혼란과 반발의 빌미를 제공한다. 국민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이런 혼란을 자처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박 시장은 “이 정국에서 입장을 분명히 정해줘야 국민과 대통령 하야를 이뤄내고 새 질서를 만들 수 있다. 이 스텝이 꼬이면 다음 대선에서도 이게 큰 판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추미애 대표나 문 대표도 제가 이야기해서 빨리 입장을 확실히 정하라고 요청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박 시장이 야권 후보로서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한 의중이면서도,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민중들의 비판 수위도 높아가고 있는 데 대한 위기의식의 표현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토요 집회 이후 13일 새벽 2시30분께 공관에 들어가기까지 시민들과 직접 만나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시민사회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사실상의 ‘타도’ 국면으로 치닫는 형국이나, 더불어민주당은 하야 내지 탄핵을 요구할지 등 당론조차 정하지 못한 채 “의견을 더 수렴해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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