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구의역 사고 뒤 1~9호선 307곳 전수조사
김포공항역만 유일하게 ‘전면교체’ 대상 분류
‘서울시 대응 소홀 사망사고 초래’ 비판 불가피
김포공항역만 유일하게 ‘전면교체’ 대상 분류
‘서울시 대응 소홀 사망사고 초래’ 비판 불가피
19일 아침 서울 지하철 5호선 탑승객 김아무개(36)씨를 숨지게 한 김포공항역의 안전문을 서울시가 당초 ‘전면교체’ 대상으로 분류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 잦은 고장사고로 악명이 높았던 역사로, 정확한 사고원인에 따라 서울시의 안이한 대응이 지난 5월 구의역 사고에 이어 또다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날 아침 7시18분께 5호선 방화행 열차를 이용하던 김아무개씨가 김포공항역에서 이미 닫힌 안전문과 출입문 사이에 끼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출발한 열차에 쓸려 역사 4-1 지점에서 3-4 지점 비상문 밖으로 튕겨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기관사는 출입문에 승객이 끼었다는 인터폰 신고를 듣고 전동차 출입문을 다시 연 뒤 27초가량 뒤 문을 닫고 출발했다. 여전히 승객이 안전문과 출입문 사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못 한 셈이다. 당시 운전석 경보등에도 어떤 이상 신호가 없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안전문 설비상 결함이 확인되진 않았다. 하지만 김포공항역은 본래부터 스크린도어의 크고 작은 고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서울시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실제 서울시는 최근 스크린도어 전수점검을 통해 1~9호선 307개 역사 가운데 유일하게 김포공항역만 전면교체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전수조사는 구의역 사망사고 뒤 스크린도어 고장 및 장애 발생의 근본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6월20일~7월22일까지 달포 동안 진행된 것으로, 서울시는 101개 역사에 정비가 필요하고, 그 가운데 부품정비 대상 52개역, 센서교체 23개역, 제어시스템 및 구조물 정비 대상 25개역 등을 분류했다. 전면교체 대상은 김포공항역 한 곳뿐이었다. 이런 사실은 최근 국감에서 서울시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확인됐다.
이에 서울시 쪽은 “가장 오래된 시설로 내년 전면교체를 계획하고 추진 중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체조사 이후 석달이 지난 상황에서 안전 관리 인력을 추가 배치하거나 해당 역사에서의 별도 조처를 기관사에게 부과하는 등의 임시조처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호영 의원은 당시 “서울시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 이처럼 많은 고장과 장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이전 시장 때의) 저가 낙찰과 공기단축에 따른 부실공사 때문”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시스템 개선, 시설 교체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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