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민·직원 설문조사로 공무원 나쁜 관행 꼽아
시민, 무표정 응대>국외연수중 관광>되풀이 답변 순
시 직원, 강제 야근 분위기>행사 인원 차출 등 꼽아
시민, 무표정 응대>국외연수중 관광>되풀이 답변 순
시 직원, 강제 야근 분위기>행사 인원 차출 등 꼽아
서울 시민들이 공무원들의 가장 나쁜 관행을 ‘무표정한 민원 응대’와 ‘외유성 공무연수’를 꼽았다.
서울시가 지난 9월23일부터 3주 동안 모바일을 통해 ‘공무원이 가장 먼저 타파해야할 관행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답변한 1527명 가운데 713명(46.7%)이 ‘공무원 특유의 무표정한 민원응대 및 전화 통화시 귀찮은 목소리 등 불친절한 태도’를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중복응답이 가능한 가운데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 559명(36.6%)이 ‘공무 국외연수라면서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세금을 낭비하는 행위’를 지적했고, ‘민원이 해결되지 않아 계속 민원을 제기하는 데도 처음과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되는 것’을 세 번째(474명, 31.0%)로 많이 꼽았다.
이어 ‘민원 전화 돌리기 및 부재중 연락처를 남겨도 회신이 없는 경우’(418명, 27.4%), ‘자세한 설명 없이 관련 규정만 고집하는 행위’(406명, 26.6%), ‘산하기관 또는 공사·용역업체 직원을 하대하는 갑질 태도’(391명, 25.6%), ‘현장에서 보완할 수 있는 민원서류도 무조건 반려하면서 다시 제출하라는 행위’(376명, 24.6%),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민원인에게 제대로 설명 못하는 것’(342명, 22.4%)이 뒤를 이었다.
‘일반 시민을 위한 공고·안내문에 어려운 행정용어만 나열하는 경우’에 대한 시민들 불만도 적지 않았다. 332명(21.7%)이 타파해야할 관행으로 꼽았다. ‘부서방문 민원인이 음료수·다과 등을 사온 경우 받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도 97명(6.4%)가 지적했으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과 함께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에 참가한 시민들은 “초과, 출장수당 투명하게 해 세금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거나 “기관장 눈에만 보기 좋게 하려고 각종 행사에 인원 동원하지 않기” 등을 의견으로 남기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 직원이 지난 8~9월 자체 조사를 통해 스스로 꼽은 ‘타파 대상의 공직관행’으로는 ‘관리자가 퇴근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야근하는 분위기’, 각종 행사에 직원 차출해 인원수 늘리기’, ‘기계적로 만드는 보고서’, ‘책임 회피·전가하는 권위적 상사’, ‘근무시간 외 업무카톡’ 등이 차례로 올랐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반영해 서울시는 실천규범으로서의 ‘청렴십계명’을 만들어 ‘2017년 서울시 업무수첩’에 싣기로 했다. 1~5번은 시민의 의견이, 6~10번은 서울시 직원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근무시간 외 ‘업무카톡’ 하지 않겠다”가 10번째를 차지했다.
강희은 서울시 감사담당관은 “공무원의 사소한 습관, 잘못된 관행을 방치하면 큰 비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타파대상 공직관행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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