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동에 길이 2.6㎞로 조성
성공회 성당~선원전 터~중명전~서소문청사 옥상 전망대~환구단까지
정동 옛길 보전·경관 관리 계획도
성공회 성당~선원전 터~중명전~서소문청사 옥상 전망대~환구단까지
정동 옛길 보전·경관 관리 계획도
서울시가 중구 정동에 근현대 역사를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대한제국의 길’을 만든다. 주요 유적지를 연결해,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 탐방로가 되는 것이 목표다. 비슷한 성격의 미국 보스턴 프리덤트레일(미국 건국의 중요 역사 유적을 연결한 길)은 연 400만명이 찾는 명소다.
서울시는 정동의 역사 재생·보전 등을 내세운 ‘정동, 그리고 대한제국 13’ 계획을 12일 발표했다. 핵심은 정동에 있는 역사 공간을 보행로로 연결한 2.6㎞ 길이의 5개 코스 ‘대한제국의 길’ 이다. 없던 길을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고, 있던 길에 역사적 의미를 입히는 작업이다.
길은 △성공회 성당, 세실극장, 영국대사관 등 ‘배움과 나눔’ 코스 △구세군 중앙회관, 선원전 터, 옛 러시아 공사관 등 ‘옛 덕수궁역’ 코스 △미국대사관저, 서울시립미술관 등 ‘신문화와 계몽’ 코스 △환구단, 서울광장, 시민광장 등 ‘대한제국의 중심’ 코스 등 5개로 나뉜다. 이 길들은 서로 이어진다.
시는 이 길들을 한 번에 걸을 수 있도록 환구단(프레지던트 호텔 옆)과 서울광장을 잇는 횡단보도를 새로 놓았다. 예전엔 지하보도를 이용해야 하던 덕수궁 대한문에서 환구단까지 길을 지상으로 걸어갈 수 있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주차장 출입구는 기존 덕수궁 돌담길 방향에서 서소문로 방향으로 바꾸고, 남는 공간에는 대한제국 시기에 생긴 최초의 커피 판매점 ‘손탁호텔’ 풍의 카페를 만든다. 시가 계획을 발표한 10월12일은 1897년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한 날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이후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정동의 옛길을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김용태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역사도심재생과 주무관은 “정동에는 붉은색 벽돌 건물이 많다. 정동만의 특색을 보존할 수 있도록 이 지역에서 건축 행위를 할 때는 간판의 색깔과 크기 등을 지정하는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따르도록 권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에는 영국과 러시아 공사관, 정동제일교회, 성공회성당, 배재학당, 이화학당 등이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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