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요청” 문서 11일 오전 접수…승인절차 진행 중
박원순 시장 “전경련 해체” 주장과 배치 논란 하루만에
박원순 시장 “전경련 해체” 주장과 배치 논란 하루만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고 11일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경련 해체”까지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정작 시 산하기관이 이 단체 회원사로 활동한 것이 모순적이란 지적이 <한겨레> 보도로 제기된 직후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11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 쪽에 회원 탈퇴를 요청하는 문서를 보냈고 실무자끼리 통화도 했다”며 “문서가 접수되었으니 탈퇴 승인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종문화회관은 2014년 2월11일 전경련 회원으로 가입한 지 2년8개월 만에 이 단체와의 관계를 끊었다.
세종문화회관은 당초 ‘민간 재정 후원 등을 확대하라’는 박원순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경련 가입을 추진했다. 초기 ‘비영리법인의 재벌 이익단체 가입이 공공성 훼손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으나, 서울시는 되레 “전경련 가입은 (전경련과 세종문화회관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계기”라며 “전경련은 과거 기업인들의 이익중심으로 운영되었지만, 최근 사회공헌에 대한 기업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으며, 사회공헌위원회를 두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촉진하고 미래지향적 사회공헌 활동의 전개를 통해 국민과 함께 하는 바람직한 기업상 구현을 지원하고 있다”며 적극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경련이 극우단체인 어버이연합에 수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최근 미르·케이재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는 <한겨레> 보도 등이 이어지면서 박 시장은 지난 4월 “전경련에 대한 수사”에서 최근 “전경련 해체” “전경련 책임자 처벌”까지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와중에도 정작 서울시 내부에 전경련 회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다른 기관까지도 관련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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