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거리예술축제 공식포스터.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 도심과 창동, 길음동, 망원동 등 거리에서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3년부터 시작한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올해도 열리는데 그 이름이 ‘서울거리예술축제’로 바뀐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프랑스, 호주, 이탈리아, 핀란드 등 9개 나라의 작품 47편이 126차례 거리 공연을 펼친다고 21일 밝혔다.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서울역광장 등 도심에서만이 아니라 플랫폼창동61, 길음1동, 망원1동과 망원시장에서도 축제가 열린다.
국내외 공식초청작 30편과 자유참가작 17편이 준비돼있다.
개막작으로는 프랑스 극단 까라보스의 설치형 퍼포먼스인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이 선정됐다. 도깨비설화의 진원지인 청계광장부터 광교까지 약 400m 물 위에 수 놓인 1700여개의 불꽃 화분으로 정원을 꾸민다. 미리 신청을 끝낸 시민 7명은 불꽃 정원에서 화분을 지키는 배우로 변신한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한다.
한국과 호주의 예술단체가 2년 동안 만든 ‘시간의 변이’는 서울 근대화 역사를 담고 있는 서울역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관람할 수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주제 사라마구의 대표작 <눈먼 자들의 도시>를 공연으로 새롭게 한 폴란드 극단의 <눈먼 사람들>도 주목할 만하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한다.
플랫폼창동61에 가면 5명의 아티스트가 시소에서 펼치는 서커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와 서커스·연극·시가 결합한 ‘거인’ 등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망원시장과 망원1동 일대에서는 벨기에 극단의 ‘작업실에서’, 한국의 ‘포스트맨’이 준비돼있다. 길음1동에서는 한국의 ‘선녀와 나무꾼’, 스페인의 ‘울음 섞인 외침’ 등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축제에는 시민 참여 폭을 더 넓혔다. 시민들이 만드는 작은 축제인 ‘시작’은 시민예술가와 예술동아리에서 만든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다. 1일에는 12개 팀이 음악, 발레, 뮤지컬 공연을 한다. 2일에는 서울문화재단이 ‘좋아서-예술동아리’를 통해 지원하는 자치구의 생활예술동아리들이 공연을 선보인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라는 이름도 ‘서울거리예술축제’로 바꿨다. 김종석 예술감독은 “주제나 장소, 시기 등이 통일성이 없었다. 2012~2013년께부터 거리예술행사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개명 제안이 꾸준히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3년에 처음 시작했다.
폐막작은 국내 불꽃연출단체인 ‘예술 불꽃 화랑’과 프랑스 단체 ‘까르나비흐’의 공동작품인 <길 & Passage>다. 이 작품은 올 12월에 열리는 ‘리옹 빛축제’에도 초청됐다. 청계광장에서 서울광장으로 이동하며 불꽃을 따라 떠나는 삶과 죽음까지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2일에는 세종대로에서 <끝.장.대.로>를 준비했다. 체험과 퍼레이드, 거리 공연 한마당이 펼쳐진다. 세종대로는 이날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교통이 통제된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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