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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설탕 비싸게 사라” 프랜차이즈업체 ‘갑질’

등록 2016-09-20 11:38수정 2016-09-20 14:33

서울시, 1328개 가맹점 실태조사 발표
시중에서 살 수 있는 ‘필수구입물품’ 구매 강요
닭고기 한 봉지당 2000원씩 광고비 청구한 업체도
#치킨업종 가맹본부인 ㄱ사는 광고비를 가맹본부가 전부 부담한다고 가맹점 사업자들에게 통보한 뒤, 가맹점에 공급하는 닭고기에 봉지당 2000원씩 광고비를 일방적으로 청구했다.

#김밥 가맹본부인 ㄴ사는 시중에서 3만2520원에서 3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OOO씻어나온쌀’ 20㎏짜리를 가맹점 사업자들에게 5만600원에 공급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설탕·식용유·젓가락 등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물품도 본사에서 의무적으로 구매해 월평균 100만원의 비용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 5∼7월 49개 가맹본부에 소속된 시내 1328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필수구입물품 실태조사’를 벌여 이런 실태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필수구입물품은 제품의 맛이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가맹본부가 지정하는 물품만을 구입하도록 강제한 물품을 말한다.

한 피자 가맹본부가 필수구입물품으로 지정한 피자 박스 포장끈은 1m당 68.1원이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무지끈(6∼23원)이나 다른 피자 가맹본부의 가격(21.2∼44.7원)과 견줘 최대 10배 이상 비싼 셈이다. 설탕, 식용유 등 시중에서 직접 살 수 있는 공산품과 젓가락 등 일회용품을 가맹본부가 필수구입물품으로 등록해 구매를 강요한 경우도 많았다. 시는 정보공개서에 필수구입품 물품 내역을 누락하는 등 부실하게 기재한 10개 가맹본부와 불공정거래 행위가 의심되는 3개 가맹본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번 실태조사에 응답한 가맹점은 모두 1000개로 업종별로는 피자 237곳, 치킨 562곳, 김밥·분식 100곳, 떡볶이 101곳 등이다. 응답자의 30%가 불공정거래행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맹점주들은 가장 심각한 불공정 관행으로 광고비 전가(61%)를 꼽았다. 매장 등을 새로 단장하는 리뉴얼 강요(23%), 영업지역 침해(22%), 구입을 강제하는 밀어내기(20%), 부당한 계약조건 변경(11%)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88%는 “필수구입물품 가격이 시중 가격보다 비싸다”고 답했고, 75%는 “필수구입물품 가운데 시중에서 구입해도 되는 품목이 있다”고 답했다. 가맹본부를 통해 원·부자재를 구입하는 비중은 87%에 달했다. 시중과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직접 구입했다가 가맹본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도 30%에 달했다.

시는 일반 공산품을 필수구입물품으로 등록한 가맹본부에 시정을 권고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업체는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또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등록단계에서 실질적 심사를 강화하고 명확한 등록 기준을 설정하도록 법령 개정을 건의한다. 부당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가맹점주 구매협동조합 설립도 지원할 계획이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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