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70년대 서울이 팽창하자, 늘어난 교통량을 감당하기 위해 도로를 공중으로 들어 올린 고가도로 건설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철거 대상으로 전락했다. 고가차도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지역을 나누고, 차도가 좁아 버스전용차로 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한남2고가, 구로고가 등 8개의 고가도로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철거해간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번에 철거 대상이 된 고가도로는 내년 한남2고가·구로고가 등 2곳, 2018년 노들·남북고가·선유고가 등 3곳, 2021년부터 사당고가, 강남터미널고가, 영동대교북단고가 등 3곳이다.
고가마다 철거 이유는 다르다.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인근 지역 개발계획 관련 등이 주된 이유다. 한남2고가와 사당고가는 한남대로와 남부순환로의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공사와 연결된다. 구로고가는 2014년 자동차전용도로가 해제된 후 지역 단절을 해소하고 교통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노들남·북고가는 노들꿈섬 조성과 노들로 친환경 도로 조성 계획과 연계한다. 선유고가는 국회대로 지하차도화와 연관이 있다. 강남터미널고가와 영동대교 북단고가는 주변 아파트나 주택 단지 재건축으로 차로가 필요한 상황을 고려했다.
정회평 서울시 강남일반교량팀장은 “철거 후 교통상황을 시뮬레이션했을 때 통과차량 속도 감소율이 30% 이하인 고가만 철거하기로 해 교통체증 우려는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철거 후 실시설계할 때 교통체계개선 사항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가차도가 철거된 자리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신설되거나 횡단보도가 놓이거나 차로가 늘어난다.
서울시는 101개의 고가차도 중에 2002년 떡전고가차도, 2003년 청계고가차도, 2008년 혜화고가차도, 2009년 회현고가차도, 2014년 아현고가차도, 2015년 서대문고가차도까지 13년 동안 18개의 고가차도를 철거했다. 이번에 철거가 결정된 8곳 외에 나머지 75개 고가차도는 유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철거 공사에 앞서 인근 교통혼잡을 막기 위한 신호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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