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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법 47조만 지켰어도…12m 높이 철교에 죽음 없었다

등록 2016-09-05 18:07수정 2016-09-05 21:49

지난 3일 철교 내진 보강공사 중 중랑천으로 추락해 숨진 쓰리에스엔지니어링 노동자 박아무개씨를 추모하는 내용의 글과 국화꽃이 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역과 용답역 사이 장안철교 아래로 놓여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 3일 철교 내진 보강공사 중 중랑천으로 추락해 숨진 쓰리에스엔지니어링 노동자 박아무개씨를 추모하는 내용의 글과 국화꽃이 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역과 용답역 사이 장안철교 아래로 놓여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0m 넘을 때 자격자가 하도록 규정
장안철교 노동자 자격증 없는데 투입
건설노조 “숙련도 확인하는 절차 없어”
지난 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용답역을 잇는 높이 12m 장안철교 비계(발판)를 철거하다 추락해 숨진 건설노동자 박아무개(29)씨는 자격증 없이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10m 이상 높이에 설치해둔 발판 설치·해체 작업을 하기 위해서 자격이 있는 노동자만 작업하도록 정해두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박씨의 자격·경력을 ‘입으로’, ‘눈으로’만 확인했다.

산업안전보건법 47조를 보면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작업의 경우 그 작업에 필요한 자격·면허·경험 또는 기능을 가진 근로자가 아닌 자에게 그 작업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쓰여 있다. 박씨가 했던 발판 조립·해체 작업도 이에 속한다. 단, 높이 10m 미만까지는 3개월 이상의 경력이 있으면 되지만 그보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경우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비계기능사보 이상의 자격’이나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관련 전문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박씨는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전문교육 수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소장은 5일 “박씨는 비계 관련 자격증이 없는 줄 안다. 일용직 동료가 박씨를 경력자로 소개해 이날 처음 일을 맡겼다. 이 일은 30분만 봐도 누가 경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박씨를 경력자라고 봤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박씨가 속한 3s엔지니어링이 고용한 노동자 계약관계에 대해서는 메트로는 관여하지 않는다. 박씨가 건설현장에서 3년 정도의 경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자격·교육 유무는 아직 확인 못 했다”고 밝혔다. 공인노무사인 이영록 플랜트건설노조 정책실장은 “중소 건설업체, 하청업체 등의 일용직 노동자는 숙련도와 상관없이 일단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수사 중인 서울 성동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숨진 박씨의 몸에 안전고리는 달려 있었지만 안전띠는 달려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우리 이재욱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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